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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램즈이어 Nov 19. 2024

로렌스 나무를 아시나요?

권연희 작가님 글 댓글시

로렌스 나무를 아시나요? 

    

그날

아파트 놀이터 옆 공터를 지나다

처음 들었습니다

유치원 또래 아이들이 빙 둘러앉아있다

날 보자 뭔가를 꽁꽁 감췄죠

구급약통과 고사리 무릎 사이로 빛나는 물체

“빨간약 많이 발라~”

“아기별님 왜 떨어졌대?”

“딴 데 보고 가다가”

“어떻게 돌아가지?”

로렌스 나무…”  

   

그다음은

어린 시절로 가고픈 제프 학생의 무용담에서 읽었죠  

잭의 콩나무처럼

로렌스 나무를 타고 올라가  

어두운 숲 속의 푸른 애벌레랑  

새봄 나라 바람에 파란 돛 달고

얼음 무지개를 만났답니다  

    

아빠를 잃은 소녀

짝꿍을 떠나보낸 아줌마들 사이엔

이미 소문이 쫙 퍼졌더군요

팔 벌려 꽉 껴안으면

흙갈색 기둥에서

남편의 체취

아버지 향기가 난데요   


최근 오키프가 들려준 귀띔

로렌스 나무 아래 누워보래요

단테 이후 사라진

아폴로와 아홉 뮤즈가

바로 요

건장한 줄기, 진초록 우듬지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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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연희 작가님 글 조지아 오키프 <로렌스 나무>를 보고 적은 댓글 시입니다.

https://brunch.co.kr/@imlostinart/105

** 둘째 연은 제프 정 작가님의 <하, 교양선택이라니> 글에서 빌린 단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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