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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새댁 Dec 14. 2023

남편이 퇴사를 했다.(37) - 3일째, 정리

D+279일의 이야기

저녁에 퇴근을 하고 가면 입맛이 뚝 떨어진다. 같이 먹어도 먹는게 아니다. 별 말을 안해서 이 정도면 따로 먹는게 나을 정도? 그냥 소소한 이야기 정도만 해서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근데 입맛도 없어서 월요일에 같이 저녁을 먹고 화요일에 그냥 저녁을 안먹었다. 그리고 어제도 입맛이 없어서 저녁을 안먹었다. 물론 아침과 점심은 회사에서 먹기에 1일 2끼를 한것이었다. 그동안 내가 살면서 저녁을 안먹어본적이 없었다. 아파도 죽이라도 먹었는데 신기한게 배도 하나도 안고팠고 시간이 지나갔다. 머리가 아프기도 했고 엄청 배고플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신기했다. 

오늘도 지금 이 일기를 쓰는데 배가 전혀 고프지 않아서 오늘도 안먹을 예정이다. 있다가 잠시 나갈 수도 있는데 잘 모르겠다. 이래서 간헐적 식단을 하는게 유지가 되나 싶었다. 점심을 그렇다고 푸짐하게 먹지도 않았는데 아무튼 배가 고프지 않다. 

어제(23/12/13) 퇴근하기 전에 남편에게 카드값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정리해보라고 했다. "계속 이력서 넣어야지."라는 답변은 사양한다고 했다. 계속 이력서 넣었는데 지금 곧 280일이다. 그리고 눈 깜빡하면 1년 되게 생겼다. 이게 맞나? 본인도 좀 생각을 깊게 할 필요가 있다. 어제 이야기 나눌 줄 알았는데 안방에 있는 내게 다가와서 지금 쓰고 있는게 있어서 정리는 내일(그러니까 오늘)하겠다고 하더라. 물론, 아직까지 별다른 말은 없다. 답답하다. 답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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