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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위열매 Oct 21. 2024

대화는 필요하다

D+139일의 이야기 (2023.07.27.)

화요일엔 남편이 잠들어서 못했지만 수요일엔 저녁 먹고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요즘 드는 생각. 남편은 본인 나름대로도 힘들다고 한다. 한두 달 안에 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본인도 길어질 줄 몰랐다고 한다. 하긴 그래. 이렇게 길어질 줄 누가 알았을까?


회사 다닐 땐 야근한다, 주말에도 출근해야 한다 뭐라 하고 지금은 취업 못한다고 뭐라 한다고 이야기하길래 야근한다, 주말에 출근한다 이런 걸로 난 뭐라 한적 없다고 정정했다. 같이 저녁 먹고 싶고 주말에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말하는 아쉬움이었지 정작 퇴사한 건 본인의 의사였고 네가 힘들어 보여서 퇴사하라고 한 거였다고 얘기했다. 어쩜 이렇게 기억하는 게 다를까. 나는 나 때문에 퇴사하라고 한 적이 없다. 


열심히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과 즉, 면접이란 결과로 도출이 되지 않는 건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본인도 참 모르겠다고 하더라. 내가 봤을 땐 모집공고가 학력이 다 고졸 이상이던데 남편은 대졸에 경력까지 있으니 연봉 문제로 면접까지 부르지도 않는 것 같다. 후...ㅠㅠ 이력서를 좀 바꿔서 낼 생각은 안 하냐고 했더니 여러 개 바꿔서 내고 있다고 한다. 아니 말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국가에서 도와주는 취업제도는 신청을 했는지 물어보니 했다고 한다. 결과 산정에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데 왜 아직도 연락이 없는 걸까? 


결국 감정이 북받쳐 울자 남편은 할 얘기가 있으면 다 해보라고 했다. 알바도 안 한다고 하면 배민 라이더라도 하라고 했더니 오토바이 얘길 해서 흠.. 그건 어렵겠더라. 근데 또 자전거를 타든 하면 되지 않나? 싶다가도 본인도 빨리 하길 원한다고 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며 파이팅 하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나도 신경을 쓰지 말고 돈 지출되는 건 그냥 신경 안 써야겠다. 뭐 어쩌겠나 돈은 모이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는 것을. 카드값이랑 외식비 등부터 좀 줄여봐야겠다. 그래도 대화를 하니 훨씬 나았다. 대화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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