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37일의 이야기 (2023.07.25.)
캠핑을 다녀오고 난 후 어느 때와 다를 바 없이 나는 출근을 했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오늘은 월급날이네. 나만의 월급날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또 짜증이 솟구쳤다. 왜 남편은 뭘 더 안 하려고 할까? 화장실에 있던 담배도 발견했다. 도대체? 뭐 하자는 거지?.... 오늘은 야근도 안 할 것 같아서 출근길에 신발을 신고 나가면서 말했다. "오늘 저녁 먹고 얘기 좀 해."라고.
출근해서 시간 나는 동안 결혼식에 든 비용과 그동안 나갔던 생활비들을 정리했다. 이게 얼마란 말인가. 같이 월급으로 갚아나갈 줄 알았는데 나 혼자서 하려고 하니 모은 돈이 있다고 하더라도 조금 버거웠다. 내가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생각하면 편하지만, 나는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지 않은가?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는데 뭐가 중요한지 아직도 모르는 건지, 담배는 왜 다시 피우는 건지 스트레스받는다는 증거인 건지 내가 담배마저 피우지 말라고 해야 하는 건지 울컥했다. 비교하면 끝도 없기에. 그냥 우리 상황을 보면 답답했다. 카드 대금을 이야기하던 몇 주 전부터 나는 사실 집에 있기가 힘들었다. 쑥쑥 빠져나가는 돈을 보면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기분이었다. 원래 마이너스부터 시작하는 게 맞는 건가? 싶고. 대출이자가 너무 세다.
퇴근하고 저녁을 먹었다. 옥수수가 다 삶아지면 대화를 하려고 했는데 옥수수에 신경 쓰는 동안 남편은 잠들어버렸다. 깨운다고 뭔 얘기를 더 하나. 일단 그냥 나도 자야겠다. 내일 다시 이야기해야겠다. 왜 내 남편은 면접에도 못 가는 걸까....... 회사가 얼마나 많은데 회사들이 너무 얄미웠다. 퇴사하겠다고 말하던 때로 시간을 돌리고 싶다. 무작정 퇴사는 아니라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