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문득 두드렸다. 너무 뜨겁지 않게 또 너무 버겁지 않게. 언제라도 다가갈 수 있었지만 꿈이었던 듯 멀어져 버릴 수도 있었기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써내렸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으나 고민이 되는 일이기는 했다. 양껏 적어낸 말들을 모조리 지워낼 때면, 더 깊은 말들을 찾아 헤맸으니 말이다.
가벼운 마음이 어느샌가 내려앉아 묵직하게 덮였다. 그 뜻을 모르지 않았다.
따듯하고 다정하게 쓰이길.
외로움에 잃은 것을 만나길.
불안 속에 갇힌 자유를 누리길.
나는 너를 알기에 일부러 모른 척한다.
그런 나에게 너는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
그때 너의 얼굴을 본다. 너를 그대로 간직한다.
짧게나마 남겨 본 나의 하루 속엔 네가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