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과한 마음이 문제였다. 나의 마음이라는 것이 너에겐 부담이 되어버렸으니까 말이다. 흘러넘치면 분명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그저 나의 바람일 뿐이었다. 마음이 마음으로 전해지지 않는 것은 속상한 일이지만 마음이 왜곡되어 전해지는 것은 모두에게 상처가 되었다. 그 멀어짐에 치이다가, 지나치게 널 탓하다가, 그러다 언젠가부터 나의 진심이 나에게조차 부담이 되어버렸을 때, 놓아줘야 할 것을 볼 수 있었다.
가라앉은 나는 더 이상 떠오르려 하지 않았다. 오래도록 힘겨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참 동안 날 탓하다 보면 모든 게 순조롭게 일어날 거라며, 주체하지 못해 퍼내야 했던 후회들은 시간 속에 잠길 거라며. 그럴 수 있는 시간을 채워가려 했다.
지난날을 되새겼다. 새기면 새길수록 한 움큼 한 움큼 파이는 상처와 함께 우리의 모습이 감춰졌다. 마음의 끝자락에서 또 다른 우리를 끌어올렸다. 마침내 우리가 마주하고 싶었던 모습으로, 마침내 내가 애타게 찾던 그 마음으로, 그렇게 놓아주려 했다. 그렇게 남겨지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