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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리 Mar 01. 2023

나는 오늘부터 무기한 백수다.

어제자로 퇴사를 했으니 나는 오늘부터 백수다. 게다가 쉼의 기간을 딱히 정하지 않았으니 무기한 백수다. 또, 엄밀히 말하자면 오늘은 법정 공휴일이니 내일부터 백수일지도 모른다.


백수 첫날 소감은 '실감 나지 않는다'이다. 주말을 맞은 기분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일어나는 시간도 내 마음대로, 하루의 스케줄도 내 마음대로이다. 내일 출근하려 잠자리에 든 직장인에게는 내가 부러움의 대상이겠지.


그러나 난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싫어하던 출근이 지금은 아쉽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의 에너지가 벌써 그립다. 무엇보다 내일의 내가, 이번 주의 내가 해야 할 일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는 것이 조금은 서글프다. (딱 일주일만 이 우울을 충분히 느끼고 보내야겠다.)


백수라이프를 알차게 보내고 싶어서 나름 각오를 했는데 내 1순위는 무기력에 빠지지 않기이다. 2순위는 충분히 여유롭되 게을러지지 않는 것이다. 3순위는 한 달에 한 번은 꼭 여행 가기이다. 


데일리 루틴도 계획했다. 아침 8시에는 일어나 강아지 약을 챙기고, 모닝커피를 챙겨 마시기로 했다. 간단한 아점도 빼먹으면 안 되겠지. 12시 이내에는 샤워로 귀찮음을 씻어 내리고 나갈 준비 마치기.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브런치 글도 쓰고, 그동안 사두었던 책도 읽고, 포트폴리오도 업데이트하고 그날그날 내키는 대로 하루를 살 것 같다. 땅거미가 질 때즈음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챙겨 먹어야지.


백수가 된 첫 달의 챌린지는 1일 1일 브런치 쓰기, 일주일에 책 한 권 꼭 읽기, 해가 중천일 때 강아지를 산책하기, 국내던 해외던 혼자 여행 다녀오기. 아참, 방 리뉴얼하기까지. 당장 이번주는 다음 주에 제출할 과제가 하나 있어 쉬엄쉬엄 과제를 준비해보려고 한다.


계획한 걸 얼마나 잘 지켜나갈지는 미지수지만, 하나라도 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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