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션 가격 상승을 왜 도쿄 사는 사람들도 잘 모르는 걸까?
일본 관련 부동산 뉴스는 보통 심각한 공실 현상이다. 그러나 내가 5년간 도쿄에 살며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동네들인 경우가 많다. 마치 도쿄에 바로 붙어있는 위성도시처럼 이야기하는데, 그냥 자연재해 뉴스, 지진 뉴스 등의 자극적인 소식을 찾는 이들에게 맞춘 가십거리로 느껴진다.
왜냐하면, 난 집을 사는 프로세스에 두번이나 미끄러졌기 때문이다. 마치 해본적도 없는 삼수하는 마음 가짐까지 들기도 했다.
도쿄에서 아무도 집을 사려하지 않는다고?
감가상각 재화이므로, 사는 순간부터 마이너스라는 이야기만 줄창 듣고 있었다. 막상 물건을 받아보고, 10년간의 가격 변동 그래프를 스스로 그려본 후에야 엄청난 충격이 밀려왔다. 서울 만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두 배 정도의 상승 그래프를 그리는 맨션들이 꽤 많았다.
도쿄는 아파트 단지라는 형식은 거의 없다.
(내가 살고 있는 히로오 지역에서 '가든 힐즈'라는 80년대 맨션 단지 정도가 거의 유일해 보인다.)
도심에는 주로 한동짜리 맨션이고, 그중 20층 이상인 것만 타워맨션으로 불린다.
타워맨션은 마치 오피스처럼 생겨 한동만으로 500 세대를 훌쩍 넘기는 경우도 많고, 1000 세대도 종종 있다.
최근에는 '하루미 플래그'라고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와 유사한 단지의 분양이 한창이었다.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널때 보이는, 가장 바닷가 쪽으로 나와있는 맨션 군 중 하나다.
3000 세대가 넘은 예외적인 단지 형태의 맨션이라 이슈가 되곤했다. 도쿄의 분양은 수 차례 조금씩 조금씩 나눠서 하는데, 견학 신청을 한 후, 마음에 드는 유닛 별로 경쟁을 한다. 보통 5-6:1 정도였는데, 전망이 나오거나 하는 유닛은 10:1 의 경쟁을 넘어서곤 했다.
2011년 대지진에 바닷가쪽 매립지의 액상화 현상 등이 나타났다는 뉴스에, 많은 이들이 바닷가를 피해 내륙 쪽으로 이사를 들어왔다고 한다. 그 뒤로 가격 상승도 주춤하다 최근에는 토요스 등 바닷가 전망이 나오고, 면적이 상대적으로 넓고, 이온몰 등의 쇼핑몰이 갖추어진 동네들의 렌트가 오르면서 맨션의 가격 또한 바닷가 쪽도 상승하고 있다. 물론 내륙 쪽 도심 5구의 상승은 더욱 가파르다.
작년 변동 우대 금리가 0.5% 안팎인 것을 보고, 서울과 너무 다른 상황에 의아했었다.
1년이 지난 지금의 변동 금리는 작년보다 소폭 내려가 있다. 고정금리는 소폭 상향 조정되었다.
금리는 도쿄에서도 역사상 가장 낮은 시기로 인식하고 있다. 곧 더이상 이런 저금리 기조를 버틸수는 없을거란 이야기도 들려온다. 도쿄에서 집값의 매매가는 알길이 없다. 그냥 마케팅된 가격 정도만 기록에 남아있을 뿐인데 그 마저도 브로커들도 찾기 힘들어 한다. 그래서 본인이 거래하지 않은 경우라면 얼마나 오르고 있는지 브로커들도 잘 몰라한다.
도쿄는 이사를 다니는 문화가 아닌지라, 적정 면적의 매물의 수도 적고, 여전히 suumo 사이트에 올라오지 않는채 팔려버리는 폐쇄적인 거래들도 많다. 온라인의 발달로 이 흐름도 변화되고는 있지만 그 속도가 매우 더디다.
서울의 이율이 오르고,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도쿄는 시장이 어떤지 들여다 보는 사람들이 많아진듯하다. 도쿄는 저금리가 지속되고, 렌트가 올라가면서, 집을 소유한다는 개념이 무주택자인 젋은 층 위주로 확산되고 있으므로, 당분간의 가격 상승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부동산가격지수 (주택) 2022년 8월 기준] 주택총합 (레드), 주택지 (옐로우), 단독주택 (블루), 맨션 (그린)
출처 = 국토교통성
보통, 2020년 올림픽을 치른 이후 저 그래프를 내려갈 것이라 누구나 언급했었다. 도쿄에 사는 분들도 무엇을 보고 그렇게 강하게 말씀하셨는지 2020년 이후 가격이 내려가면 집을 사겠다는 분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상승 곡선은 더 가파르게 변화하고 있고, 도심 5구의 프라임 맨션만 따로 떼어 보면 그 현상은 아마 더할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