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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hemian Writer Jan 30. 2024

아이콘, '이별길'

걸어야 만 하는 아픈 길

길은 가치중립적입니다.

말 그대로 길은 그저 길일 뿐이죠.

어디로 난 길이든, 길에는 잘못이 없습니다.

그리고 세상엔, 어디로 향할지 알기에 도무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애써 옮겨야 하는 길도 있습니다.

이별길엔 어떤 간지러운 설렘도 열렬한 환희도 존재하지 않아요.

오직 먹먹한 저밋함만 존재할 뿐입니다.


이 길의 끝에 닿을 땐,

부디 눈물도 멈추고 후회도 그치고 미움도 사라져

딱 한 번 걸어온 길 되돌아 볼 그리움 한 줌만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나눈 시간 모두 거꾸로 재생되어 처음 수줍은 미소 하나만 기억되기를 기도해요.

아팠던 시간 모두 묻어두고,

이 아픈 길이 삶의 다음 챕터로 우릴 무사히 인도해주기를 소망합니다.

사랑했다는 사실, 고마운 마음만 걸음걸음마다 떠오르기를 바랄 뿐입니다.


한 시절 애절한 신파의 주인공 되었던 걸 한없는 축복으로,

그게 당신과의 시절이었음을 무한한 영광으로 간직하며,

미어지는 가슴 부여잡고 이따위 못난 이별길 완주하겠습니다.

미워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게 부단히 연습할게요.


당신도 당신의 이별길 성실히 걸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두 길이 나란히 평행하여 서로의 삶이 더 이상은 교차하지 않기를 마지막으로 소원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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