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아내

by nEvergreen

친구 동준은 죽은 아내 민서를 잊지 못해 미나를 만들었다.

그는 막대한 돈을 드려 값비싼 페미노이드에 전 아내의 얼굴과 체형 그리고 성격마저도 덧 입혔다. 그는 미나에게서 민서를 찾고자 했다. 그녀의 머리카락과 피부색과 감촉, 맑은 갈색 눈동자, 모든 것을 정교하게 똑같이 구현시켰다.


그러나 동준은 미나에게서 잃어버린 민서를 찾을 수 없었다.

“미나는 똑같이 행동해 민서랑. 정말 똑같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까딸스럽지도 않아. 민서 성격이 좀 조급했고 예민했어. 하지만, 그녀는 사람들에 대해 진지했고, 사랑이 많았어. 그녀의 인격은 성격의 작은 모난 것들을 충분히 이기고 있었어.

그리고 그녀는 나에게 정말 사랑스러웠어. 그런 그녀를 미나에게서 찾고 싶었지만, 미나는 그저 프로그램화된 페미노이드일 뿐이야.

인간보다 더 다양한 감정이며 발달된 반응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인간적인 작은 실수마저도 프로그램으로 넣었지만…


미나는 민서를 따라 할 수 없는 게 있어. 나는 민서가 놀라거나 당황했을 때 입가와 얼굴빛의 미묘한 변화, 나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을 때 보였던 미세하고 섬세하게 내비쳤던 매력적인 미소. 나의 행동에 놀라고 당황했을 때 보였던 그 눈가의 여린 떨림을 기억해.


그러나, 미나는 그러질 못 했어. 기뻐하고 놀라고 슬픈 것에 반응하도록 눈과 입과 피부에 각종 다양한 센서와 미세 인공근육들을 집어넣어 반응케 해도, 그 영혼 깊은 곳에서 나올 것 같은 것들은 전혀 재현이 안돼.

그리고, 미나는 완벽해. 실수를 해도 완벽한 실수. 가끔 인간을 닮게 실수라는 것을 하게 끔 입력해도, 그것은 이미 계획된 거지 무심결에 이루어진 엉뚱한 것이 아니야.


어느 날, 민서랑 드라이브를 하고 있었는데 대화를 나누던 중간에 민서가 아무 말없어서 보니, 멍하니 자기 앞쪽을 응시하며 작게 고개를 떨구고 앉아 있는 거야. 내가 무슨 생각을 하냐고 물어보니, 깜짝 놀라 “어, 나도 모르게 멍 때리고 있었네, 하하!”

자기도 모르게 그런 자신을 깨닫고 어이없어했고. 나도 그런 민서의 모습에 어이없어하며 서로 깔깔거리며 한동안 웃었어. 센스 있고 예민한 민서가 그렇게 멍 때리는 모습도 새삼스러웠고, 심지어 그런 모습이 귀여웠어.

사람은 그런 존재야. 하지만 미나는 그렇게 인간적으로 엉뚱하고 갑작스러운 사랑스러움은 품지 못했어.

무엇보다도 미나는 사랑이 없어.


사랑은 절대적인 복종과 순종이 아니야. 사랑은 선택과 자유의지가 요구돼.

내가 신이라면, 미나가 스스로 선택하고 반응할 의지를 주고 싶어. 그래서 미나가, 민서가 그랬던 것처럼 나를 믿고 신뢰해서 이 세상 다른 어떤 남자가 아닌, 그녀의 사랑을 나한테만 주기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이제 미나를 민서가 있는 나의 마음의 자리에서 떠나보내려 해. 그 자리는 민서의 것이지 미나의 것이 아니야.


그래서 미나를 이제 조금 다른 일에 사용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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