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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프 Jan 31. 2020

타이완에서 아침을

대만 사람들은 삼시세끼 중 아침 식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만은 아시아에서 가장 풍부한 아침 식사 문화가 있는 곳이다. 대만의 거리 곳곳에서 조식 레스토랑이나 조식을 파는 간이트럭을 쉽게 만날 수 있으며 중식, 대만식 아침 메뉴뿐만 아니라 서양식 브런치 메뉴도 맛볼 수 있다. 실제로 대만 사람들은 출근 전에 아침 식당에 들러 간단히 음식을 먹거나 테이크아웃해 회사에서 먹는다. 회사에서도 근무 전에 아침을 먹는 것은 용인해주며, 근무 중에 먹어도 되는 회사도 있다고 한다. 냄새 때문에 자리에서 뭔가를 먹기 눈치 보이는 우리나라와 상반된 분위기다. 주말에는 온 가족이 느즈막히 일어나 조식 식당에서 브런치를 즐긴다. 


대만인들이 이처럼 아침식사를 꼭 챙겨먹는 이유에 대해 카페를 운영하는 유완의 씨는 “대만에는 ‘아침은 부자처럼, 점심은 배부르게, 저녁은 가난하게 먹어라’라는 말이 있다”고 말한다. 식당을 운영하는 창 씨는 “배달 대행 기사들의 말하길 아침 식사 배달 건수가 하루 중 가장 많다고 한다. 그래서 기사들이 아침에 일을 주로 많이 한다”고 전했다.


덧: 그래서 대만 사람들이 한국에 여행왔다가 아침 식사를 사먹을 곳에 없어 당황한 적이 많다고 한다. 아침은 사먹는 것이 일상이 된 탓이다.


출근 길에 아침을 사가는 대만인들의 모습. 또장과 요우티아오가 주요 메뉴다.


대만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아침 식사 메뉴는 '또장(豆漿)'과 '요우티아오(油條)'다. 또장은 두유를 일컫는 것으로 본연의 맛을 간직한 ‘바이장(白漿)’, 설탕을 넣어 달콤한 ‘티엔장(甜漿)’, 그리고 식초, 소금, 간장, 고추기름 등의 재료를 넣고 만든 ‘시엔장(鹹漿)’으로 나뉜다. '요우티아오(油條)'는 ‘막대기’라는 뜻을 지닌 빵으로 밀가루와 베이킹 파우더를 넣어 발효시킨 뒤 기름에 바삭하게 튀긴 것을 말한다. 요우티아오만 먹으면 느끼하므로 따뜻한 또장에 찍어 먹거나 넣어서 먹는다. 직장인들이 출근을 하면서 텀블러에 커피가 아닌 또장을 담아 가는 모습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대만의 가장 대표적인 아침 메뉴. 왼쪽부터 딴삥, 로보까오, 가운데 시엔장, 오른쪽 또장과 요우티아오다.

또 다른 음식은 '딴빙(蛋餅)'과 '로보까오(蘿蔔糕)'다. 중식 달걀말이를 뜻하는 딴빙은 밀가루 반죽에 파를 넣고 풀어놓은 달걀을 부어 부친 음식이다. 겉은 쫄깃하고 속은 부드러워 우리나라의 부침개와 비슷한 식감을 지니고 있다. 대만사람들은 여기에 무로 만든 떡인 로보까오를 함께 곁들여 먹는다. 밥 위에 요티아오, 계란, 절인 채소를 넣어 말은 주먹밥, '판퇀(飯糰)'과 찐빵이라 할 수 있는 '만토우(饅頭)' 등도 대만인이 즐겨먹는 아침 메뉴다.

프랜차이즈화 된 대만의 아침 식당과 대표 메뉴, 산밍쯔(샌드위치)와 테반몐(대만식 스파게티)

대만인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빵 메뉴에 우유나 커피, 밀크티 등의 음료를 함께 곁들여 먹는 서양식 아침 메뉴도 쉽게 볼 수 있다. 주로 프랜차이즈화 된 아침 식당에서 판매하는데 계란을 넣은 햄버거, '함바오(漢堡)'와 '산밍쯔(三明治)'라 부르는 샌드위치가 대표 메뉴다. 스파게티를 개량한 '톄반몐(鐵板麵)'도 있다. 톄반몐은 옥수수, 당근 및 콩 등의 재료와 함께 고온의 철판에서 볶아 낸 뒤 버섯소스 혹은 후추소스를 얹는 음식이다. 


무엇보다 대만에서 아침 식사를 먹고 싶다면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대부분의 아침 식당이 새벽부터 정오 즈음까지만 운영하는 탓이다. 아침 식당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여행객들이 대만의 아침식당을 접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뉴판이 온통 한자로 되어 있어서 여행자들이 주문하기 힘들지만 현지인들의 문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진짜 대만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대만식 아침식사부터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  

한자가 많다고 당황하지 말자. 위에 언급한 메뉴들의 이름을 찾아 체크하면 주문 끝! 이제 맛있는 아침 식사를 즐기는 일만 남았다. 



*월간지 <우먼센스> 2020년 1월호에 기고한 원고에 글을 추가해 올린 것입니다. 기사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https://www.smlounge.co.kr/woman/article/4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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