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있는 날이다.
언제부터인가 앞만 보며 살았다.
지나온 일을 회상하고 추억을 안고 있을만한 마음에 여유가 없다. 세상이 그리 변한건지 내가 변한건지 잠시 생각해 보았다.
이 두 가지 이유 중 정답은 없다.
‘잊을 건 빨리 잊어버리자.’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고 감정 소비 또한 불필요하다.
사람에게 연연하고 상처받는 것처럼 아픈 것도 없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굳이 내면을 보려 하지 않는다.
긴 시간을 두고 사람과의 인연을 두고 지낼 여유가 없어진 세상이기도 하다. 만나는 그 순간이 진실이면 된다.
빠르게 흘러가는 정보가 인간관계까지도 밀어내고 있다.
기후변화가 인간이 살아가는 데 큰 이슈가 된 세상이다.
환경을 위해 인간들이 안간힘을 써보지만 광범위하게 훼손되어버린 자연을 되살리기에 쉽지 않다.
편리함을 위해 사용한 일회용들이 환경파괴라는 답으로 우리에게 소리친다.
우리 인간관계마저 아무런 꺼림임 없이 일회용이 되어 가고 있지는 않은지 씁쓸하다.
복지관 강의가 이제 낯설지 않다. 용두동 전철역 출구를 나오면 농협이 눈에 들어온다. 5분 남짓 길을 걷다 보면 지구대를 지나 어린이집 곁으로 조그만 공원이 있다. 정오에 햇살이 좋아 잠시 머물기로 했다. 놀이터 안에 가지런한 벚꽃나무들이 봄맞이 할 준비를 하고 있다. 흐드러지게 피어날 꽃이 상상이 된다.
‘올봄 꽃놀이를 누구와 갈수 있을까?’
몇 년 전 여의도와 어린이 대공원 벚꽃 길을 거닐었던 생각이 났다.
사색을 마치고 강의실로 향했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세상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뜨면 들여다보는 것이 스마트폰이다. 눈에서 멀어지는 때는 잠이 드는 시간이다. 평소 구독해 놓은 유튜브를 올라오기가 바쁘게 보게 된다. 짧은 영상은 연결해서 보다 보면 손에서 놓기가 쉽지 않다
부족한 공부를 짬짬이 보는 것도 하루 일과다. 검색을 하면 무엇이든지 나온다. 요리는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외출을 할 때면 짐이 많다. 핸드폰,이어폰,아이패드를 챙긴다.
핸드폰과 아이패드는 충전을 하면서 하루 종일 붙들고 있다.
볼일이 생길 때는 이어폰을 끼고 음성으로 듣는다.
무엇이라도 들어야 안정이 된다. 한 순간이라도 보고 있지 않으면 궁금증이 생긴다. 가족들도 서로를 걱정한다.
부모는 자식에게
“핸드폰 그만해라.”
자식은 부모에게
“핸드폰 그만 보세요.”
걱정이지만 배우지 않으면 불편한 세상이 되었다.
‘4번째 강의시간이다’
. 오늘의 강의 내용은 카카오 톡이다. 카톡 하단에 자리한 메뉴가 있다.
친구, 채팅, 뷰 점 세 개의 더보기이다.
상단 오른쪽으로 있는 메뉴로는 돋보기모양을 이용한 검색하기와 채팅방 만들기, 톱니바퀴모양의 설정을 둘러보았다.
마이크를 이용하여 음성문자 보내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이모티콘 보내기를 배웠다. 나와 함께 한 수강생 분은 기능을 배울 때마다
“감사합니다.”
“네에.”
라고 답한다.
마치 추임새를 넣어 주는 듯 들렸다.
20대로 보이는 젊은 남자 수강생은 마음을 편히 해 주었다. 감사함이 몸에 배어 있다. 배우고 싶어 히는 열정이 느껴진다.
수업을 마치고 강사 분들이 모여 살아온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자식들이 결혼 할 나이들이 되었다. 요즘 결혼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
30여년 지낸 부부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예나 지금이나 여자의 일생은 남편이 중요하다. 아내의 일을 지지해 주는 남편얘기가 부럽다. 우리 부부는 오랜 세월 함께 하면서 상처가 많다.
아문 상처는 흔적으로 남아 있다.
일회성 인간관계가 되지 않았다.
곁에 두고 사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