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좋아요

by 박드레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은 이제 엄마 다음으로 친구가 좋은 나이가 되었다.

아이의 성향이 여러 친구 골고루 어울리기보단 자기와 잘 맞는 몇 명과 붙어있길 좋아한다.

유치원 때부터 친구였던 친구 한 명, 1학년때 같은 반이었다가 다시 만난 한 친구, 이렇게 셋이서 학교에서 같이 논다고 했다.

우리 아파트에서 야시장이 열렸을 때 그 친구들과 약속을 해서 같이 만나 바이킹도 타고, 구경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노는 걸 보니 제법 남자아이 무리의 느낌이 났다.

그 두 명의 친구들은 축구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도 잘 챙기는 소위 모범생들이다.

뭐든지 잘하는 두 친구와 조금은 더디지만 항상 밝고 명랑한 우리 아이가 비교적 잘 어울려 놀았다.

친구들이 축구 센터를 다니니 축구를 하고 싶대서 센터를 보냈는데 시간이 달라서 막상 셋이 같이 운동은 못하고 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 친구들이 항상 우리 아이를 챙겨 주고 다른 친구들이 뭐라 하면 편을 들어주고 한다고 했다.

우리 아이도 두 친구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나서서 챙겨주고 하는 모양이다.

어제 학교에서 친구들이 써 준 메모지를 가져와서 봤더니 절친인 두 친구 중 하나가

"**야, 넌 항상 좋은 이야기를 해 줘서 멋져. 같이 웃으면서 학교 잘 마치자."

라고 썼다.

그 메모를 보니 아이들 사이가 훈훈해 보여서 흐뭇했다.

나도 친구를 너무 좋아하는 아이였다.

오죽하면, 엄마가

"넌 엄마 팔아서 친구한테 줄 아이야"라고 했을 정도였다.


학교 친구 말고 우리 아들에겐 또 하나의 절친이 있다.

내 친구의 아들이기도 한 아이이다.

용인에 살고 있고, 친구가 다둥이 워킹맘이라 시간을 내기가 힘들어 자주 만나진 못한다.

그래도 같이 놀러도 가고 틈틈이 서로의 집을 오가면서 관계를 돈독히 쌓고 있다.

둘은 만나면 너무 좋아 난리이다.

이 아이들은 만나지 못하는 시간엔 온라인에서 만나 게임을 한다.

통화를 계속하면서 로블룩스에 들어가 같이 게임을 한다.

꼭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해서 우리는 둘의 대화를 강제 청취하게 된다.

둘은 게임을 하면서 쉴 새 없이 떠드는데 별의별 대화를 다 한다.

"야, 빨리 들어와!"

"내가 그거 알려 줄까? 우리 서버 만들어서 거기서 우리만 게임할 수 있어."

"에휴~ 쟤 왜 저러냐? 왜케 못해."

"야, 너 뭐 먹었어? 난 마라탕."

"너 어디야? 빨리 나 있는 데로 들어와."

"딱 기다려. 내가 가서 도와줄게."

이런 대화들부터 학교 얘기, 친구 얘기, 가족 얘기 등등.

휴일엔 한 시간도 넘게 수다를 떨고 있다.

때론 고민도 얘기하고 우리 아들은 학교에서 자신에게 참견하고 짜증 나게 하는 친구의 험담도 늘어놓는다.

그러면, 아들 친구는

"야, 걔 나한테 한 번 데려와. 참 교육 한번 시켜야겠다. 내가 혼내줄게."

라고 한다.

그러다가도 게임하면서 둘이 또 얼마나 다투고 티격태격하는지 때론 감정이 격해져

"야, 끊어! 나 너랑 안 놀아. 차단할 거야!"

라면서 거칠게 전화를 끊기도 한다.

그러고 나서 30분도 안돼서 음성문자가 온다.

"아깐 미안해. 같이 놀자."

라고 음성을 녹음해서 보낸다.

그러면 또 우리 아들은 "나도 미안해."라면서 또 희희덕거리면서 논다.

그런 두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어이가 없기도 하고 너무 귀엽기도 하다.

아들은 이제 엄마 다음으로 이 친구가 좋다고 한다.

아빠는 이제 3위이다.

"그래도 엄마가 아직은 1위네. 고마워. 계속 그랬으면 좋겠다."

아들은 당당하게 이렇게 말한다.

"그럼. 엄마는 영원히 1등이지."

하지만, 나는 안다.

이제 곧 엄마보다도 친구가 좋아지는 때가 곧 오리라는 것을.

내가 그랬듯이.

우리에게 그랬던 때가 있는 것처럼.



아들, 넌 영원히 나한테 1등이야. 그건 죽을 때까지 안 변할 거야.
사랑해.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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