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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너로도 괜찮아
14화
아들의 고백
by
박드레
Jun 30. 2023
얼마 전부터 아들이 학교 여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간간히 했다.
안*은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달리기를 남자보다 잘한다는 얘기, *은이랑 달리기 시합에서 자신이 이겼는다는 얘기, 피구를 하는데 자기가 *은이를 맞췄다는 얘기.
자주 그 친구 이름을 입에 올렸다.
그러더니 그 친구가 좋다고 했다.
요놈 봐라?
나는 좋아하면 무조건 잘해 주라고 했다.
여자는 말 이쁘게 하고,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고 말해 주었다.
아들은 알았다고
*은이한테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그랬는데 그제 아들이 *은이한테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오잉?
내가 웃으며
"그랬어? 근데 너 친구들 있는 데서 크게 말하고 그런 건 아니지?"
라고 했더니, 아들이 정색을 하며
"당연하지! 몰래 가서 '*은아, 너 좋아해.'라고 했어."
"그랬더니?"
"*은이가 깜짝 놀랬어."
"그리고 뭐래?"
"나한테 밖으로 나가서 말하자고 그래서 밖으로 나갔어."
그 부분에서 나는 그만 빵 터지고 말았다.
확실히 초등 3학년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보다 조숙하다.
교실에선 보는 눈이 많으니까.
"그래서 복도로 같이 나갔어?"
"아니. 밖으로
."
"아, 운동장 있는 데로?"
"응."
"그리고 무슨 얘기했는데?"
"고맙대. 그리고 자기도 날 좋아한대."
나는 웃음을 참기 위해 애를 썼다.
아들에겐 진지하기 그지없는 상황인데 나는 그저 너무 웃기고 흥미진진했다.
"고백하고 나니까 기분은 어땠어?"
"기분이 너무 좋았어."
"그랬어? 사귀거나 그러고 싶은 거야?"
"아니. 그냥 좋아하는 거지."
"그렇구나. 좋아한다고 말한 건 잘한 일인 거 같아. 사실 그렇게 말하는 거 쉽지 않은 일이잖아.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그러진 않았어?"
"두근두근 하더라. 말하고 나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어."
"앞으론 어떻게 할 건데?"
"그냥 같이 잘 지내는 거지."
"그래. 근데 *은이도 신경 쓰일 거야. 앞으로 친구들이 눈치 못 채게 하면서 *은이 많이 도와주고 그래."
"알겠어."
그날 둘이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잤는데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아들이 이성을 좋아하고 고백을 할 정도로 자랐다는 사실에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다.
두 아이의 순수한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쁘게 느껴져서 계속 웃음을 짓게 되었다.
고백 후의 일이 궁금했던 나는 아들이 학교에서 오자마자 물었다.
"오늘 *은이랑 별일은 없었어?"
"어. 그냥 똑같았지."
"둘이 얘기는 안 했어?"
"그냥 하는 얘기는 했지. 그리고 쉬는 시간에 칼
림바를 같이 했어."
아들은 칼림바를 좋아해서 학교에서 쉬는 시간마다 연주를 한다고 했다.
연주를 잘해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칭찬을 많이 한다고 했었다.
"그래? 어떻게 같이 하게 됐어?"
"내가 하는데 *은이가 와서 둘이 같이 연주했어."
"그랬구나. 기분 좋았겠네?"
"응, 좋았어."
*은이라는 친구도 우리 아들을 좋아하는 것은 맞는 거 같다.
아들, 여자 친구 생긴거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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