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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선면 Dec 02. 2024

계속해

2024. 12.2.

오늘은 8월부터 시작한 웨이트 트레이닝 30회 차 PT의 마지막 날.

인바디의 점수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인바디 측정 없이 지난 시간까지 운동을 했다.


그래도 운동 한 단락의 기념 삼아, 오늘 측정한 결과가 아래다. 

코치님은 오늘 측정 체중이 최대치인 게 마음에 걸리셨는지, 

'00님의 경우에는 이 정도 체중으로 가는 게 맞다, 체중이 늘어난데 반해서 골격근량이 늘었으니 좋은 거... '라고 긍정의 멘트로 나를 위로? 하려는 듯했다. 


나는, 이미 인바디의 숫자로부터 초연하겠다고 나 혼자 선언을 하였던 바, 오늘의 기록은 겸손히 받아들인다. 

땀 흘리는 순간, 내 호흡, 내 몸의 움직임에 집중함으로써 얻는 정신적인 이로움만으로도 운동은 계속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을 경험해 왔으니까. 


2025년  1월부터는 독립운동(흠... 오해가 있을 수 도 있겠다, 트레이너의 도움 없이 나 혼자 하는) 셀프 운동을 염두에 두고 30회 차 PT 종료되기 전 11월에 이미 PT 10회 차를 연장 등록했다. 

31회 차부터는 홀로서기를 연습하는 단계로, 

연장된 10회 차가 끝나면 지금 운동센터에서 보너스로 받은 필라테스 30회 차수업과 다른 헬스장에서 홀로 운동하기를 병행해 볼 예정이다. 


아들에게 이런 계획을 말했더니, 대뜸 

'나 같으면 절대 트레이너에게 돈 주면서 배우지 않겠다, 돈이 아깝다'는 대답을 했다. 

요즘 유튜브 영상 보면 다 나와있고, 친한 친구에게 같이 운동하면서 배우면 된다고!


아들아, 그건 젊은 너니까. 

이 나이 되면 주변에 같이 운동하면서 나를 가르쳐줄 친구 만나는 게 쉽겠니? 그럴만한 친구가 없구나. 

이 나이 되면, 혼자서 하다가 잘못해서 다치기라도 하면 득 보다 실이 많아, 제대로 된 전문가한테 제대로 배워서 해야지. 

엄마는 그래도 옆에서 잘했다고, 좋다고 칭찬해 주면 힘들어도 마지막 한번, 두 번을 더 하게 되더라. 나는 그게 필요해. 

그리고, 잘 배워서 혼자서도 잘하려고 하는 거지.... 

아들은 관심도 없을 변호를 줄줄이 늘어놓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 하였다. 

조금 서운했던 걸까?

엄마,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하니까 참 좋네. 앞으로도 운동 잘 배워서 잘해봐. 

뭐, 이런 훈훈한 말을 기대했던 건 아닌데. 

내가 조금 내 주장을 격하게 한 거 싶기도 하고.


오늘도 운동하며, 호흡이 가빠지고 땀이 흐르는 동안, 며칠 동안(지난주에는 월요일만 헬스장에서 운동해서) 언짢게 들러붙었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날아갔다. 바로, 이 기분에 운동을 하는 거지. 

단순한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동안 얻는 해방감이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어느 순간 나에게는 명상이 되었다. 

그러니, 나는 계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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