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은 우연처럼 오지 않는다.

놓지 않는 생각의 끈

by 나원
ㅎㅁㅈㅇ1.jpg
ㅎ.jpg
ㅁ.jpg
ㅈ.jpg
ㅇ.jpg

내가 프랑스 자수를 처음 접한 건 10여 년 전, 붐이 일어나기 전이었다.

예뻐 보여서 배우기 시작했고 보는 걸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때는 그렇게 해맑은 마음이었다.

남이 한 것을 보는 건 예뻤지만 타고난 무딘 손을 가진 내 자수는.. 별로였다.

그때 깨달은 한 가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 확실히 깨달은 나는 과감히 포기하고 나의 영역은 아니라고 돌아섰다. 대신에 내가 잘할 수 있는 붓글씨에 매진하기로 하고 시간이 계속 흘러갔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내영역이 아닌 자수를 다시 하게 된 이유.

사실, 10년의 세월 동안 붓글씨와 자수를 연결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해왔었다. 그러나 생각일 뿐 방향을 찾을 수가 없었다. 포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버리지 않은 생각이 머릿속에 박여있었던 것이다.

뿌연 안개처럼 보일 듯 보이지 않던 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지 못한 수확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무딘 손의 소유자였고 또다시 내영역이 아니라고 포기하게 될까 시도하기가 두려웠다.

그래도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나을 거 같아 시도했고 역시나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내길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마인드가 다르기 때문이다.

해맑게 취미로만 여겼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그리고 붓글씨와 접목시켜 보겠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동기부여는 성공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아마 이런 나의 새로운 시도는 어쩌면 우연히 이뤄진 것은 아닐지 모른다. 오랜 시간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기회가 생긴 것이다. 어느 노작가의 말이 항상 마음속에 오래 남아있는데, "쉬지 않는 손에서 창작이 나온다"는 말이다. 쉬지 않는 생각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이제 손이 쉬지 않을 차례다.

내 생각이 어디까지 언제 완성될지 나도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건 생각 속에 머물렀던 10년보다는 빠르지 않을까 예상한다. 앞으로의 나에게 기대하는 날이 오고 있다.

이전 04화배움이란 나와의 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