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로 사는 삶, 뜻밖의 함정이 있다면?

by Helena J

요즘 직장을 그만두고 유튜버로 전향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 것 같아요.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매력,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덜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가 되겠죠.


저 역시 풀타임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은 풀타임 학생으로 생활하면서 유튜브 수익화를 목표로 하루하루 열정을 다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공부가 끝난 후, 다시 누군가의 직원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기 때문이에요.


자유로운 근무 시간, 내가 원하는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자유, 그리고 그것이 수익으로 연결된다면 정말 이상적인 삶이 아닐까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워낙 전문성 있는 채널들이 많은 유튜브 세계에서, 나의 콘텐츠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는 정말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 생각 속에 다른 유튜버들의 채널도 관찰하게 되었고, 제가 구독 중인 몇몇 유튜버들의 모습에서 뜻밖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모닝루틴'으로 인기를 얻은 유튜버 한 분이 있어요. 어느 날 새로운 시도를 담은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댓글에는 이런 글이 달려 있었어요.


“모닝루틴은 언제 다시 하시나요?”


그분은 결국 다시 ‘모닝루틴’ 콘텐츠로 돌아가더라고요.


자신이 원한 변화였을지도 모르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결국 알고리즘처럼 다시 원래의 틀로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었던 거죠.


또 다른 유튜버는 이웃이나 가족을 초대해 식사하는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자, 이후 매주 손님을 초대하고 요리하고 접대하는 영상을 계속 올렸어요.


보는 사람은 훈훈하고 즐거웠지만, 직접 해보신 분들은 알 거예요. 손님을 초대하고 음식을 준비하고, 그걸 촬영까지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게다가 매주 반복된다면?


분명 지쳐갔을 거예요. 물론 영상 수익이 충분히 나왔다면 그 보상으로 버텼을 수도 있지만, 몸과 마음은 어느새 피로가 쌓였을 거예요.


유아 콘텐츠로 인기를 끌던 한 유튜버의 마지막 영상도 인상 깊었어요. 이제 유튜브를 그만둔다는 그녀는 말했죠.


“정말 오랜만에, 아무런 촬영 없이 편안하게 가족여행을 다녀왔어요. 그게 그렇게 좋을 줄은 몰랐어요.”


그 말에서 많은 것이 느껴졌어요. 그녀에게 여행은 원래 행복한 일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콘텐츠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그 시간은 더 이상 ‘휴식’이 아니었겠죠.


여행 속에서도 기획, 촬영, 편집이라는 또 다른 ‘일’을 하게 되면서, 본래의 감정은 사라지고 의무감만 남았을지도 몰라요.


실은 저도 요즘 쇼츠용으로 스무디를 만들거나 ‘바다멍’ 영상을 촬영하고 있어요. 스무디를 만드는 시간, 아침 햇살 속의 여유, 그리고 바다 앞에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그 모든 순간은 제게 가장 편안한 루틴이자 힐링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유튜브 앱으로 바로 촬영하고, 빠르게 편집해서 올려야 하니까… 어느새 그 시간조차도 온전히 나의 여유가 아닌, ‘카메라를 위한 시간’이 되어버렸어요.


주객이 전도된 느낌.


처음에는 좋아서 시작했지만, 좋아했던 그 순간들이 콘텐츠가 되는 순간, 오히려 그 시간을 온전히 누릴 수 없게 되는 아이러니.


내가 좋아하던 그 일조차 더 이상 나를 위로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조금은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유튜브를 사랑합니다.


내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에 누군가가 공감해 주고,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위로가 되어줄 수 있다면 그건 분명히 가치 있는 일이니까요.


물론 영상을 만들고 편집하는 일은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죠. 그만큼 알고리즘이나 시청자들의 반응에 흔들릴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길을 선택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이것은 제 이야기이고, 제 채널이며, 그리고 제 영상을 기다려주는 저만의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알고리즘이 이끄는 방향, 시청자가 원하는 흐름…


그 모든 것이 또 하나의 인간관계처럼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그것조차도 제가 스스로 선택한 ‘관계’이기에 기꺼이 감당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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