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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a J Sep 02. 2023

곰발톱자국이 있는 나무 옆에서 우중캠핑

2박 3일간의 캠핑을 마무리하는 저녁식사 중입니다. 내일은 새로운 캠핑장으로 이사를 가는 날이에요.

그런데 일기예보를 보니 하루종일 비가 올 거라고 하네요. 비가 내리면 텐트 안에서 빗소리를 듣는 것은 참 운치가 있지만 젖은 텐트를 패킹해서 가져가서 다시 비에 흠뻑 젖은 텐트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 약간은 걱정이 되는 밤입니다.


방금 저녁식사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스낵을 또 먹고 있습니다.

깊고 깊은 숲 속에서 가족이 모여 앉아 영화를 함께 본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죠^^


잠자리에 누웠는데 빗방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까지 비가 쉬지 않고 내릴 줄은 몰랐습니다.

밤새 타프에 고였던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깊은 잠을 푹 자는 데는 방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몇 분 간격으로 이렇게 고였던 물이 떨어지는데 밤새도록 과연 얼마나 많이 이 과정이 반복되었을까요? 상상을 할 수가 없네요.


비에 흠뻑 졌은 초록빛깔 세상은 싱그럽기만 합니다.

우리 집 텐트도 흠뻑 졌었습니다.


잠들기 전 비가 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해먹을 정리해두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아직도 잠을 자고 있는지 조용하고 이렇게 나는 혼자서 먼저 짐 싸기를 시작합니다.

다행히 빗줄기가 약해지고 있어요. 패킹을 하고 다시 장소를 옮겨서 셋업을 하는 동안만큼은 비가 그치기를 바라는 중입니다.


아이들과 부딪히는 것이 힘들어서 솔로캠핑을 다니며 깨달은 것은

내 마음이 힘들었던 이유는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내 마음이 원인이었다는 것이었어요.

혼자서 캠핑을 했던 시간 동안만큼은 누구에게 의지하는 마음이 없이 나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기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었죠.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 동안에도 혼자 캠핑을 했던 것처럼 나 혼자서 알아서 척척하고 있으니

아이들에게 '이것 좀 해라',  '저것 좀 해라'하면서 아이들이 내 말에 따라 움직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으니

한결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반복적으로 무엇인가를 해주기를 말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나는 지금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즐거운 캠핑을 즐기는 법을 연습 중입니다.


출출한 아침 하지만 분주한 아침에 간단히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컵라면을 준비 중입니다.

비 오는 날은 따뜻한 국물과 함께하는 음식이 최고이죠!


라면이 익는 동안에도 짐 싸기는 진행 중입니다.

비상용으로 우비를 챙겨 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됩니다.

보슬비가 내리지만 입고 있는 후디가 점점 졌어가고 있어요.


'나와서 라면 먹어라'라는 말에 아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수영복으로 상의를 입고 있어요.


형제끼리 티격태격 다투기도 자주 하지만 이렇게 자연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서로 도와가며 협동하는 모습도 볼 수가 있어요.


30분 거리의 캠핑장으로 이사 왔어요.

나무들이 더욱 우거진 숲이에요.

이곳에는 곰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비에 흠뻑 졌은 텐트를 다시 설치하는 중입니다.


캠핑장에 샤워장이 있어서 우리는 텐트셋업 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었어요.


점심도 따끈한 국물이 있는 국밥요리입니다.

비를 맞으며 젖은 옷을 입고 있었더니 몸이 으슬거립니다.


화로가 그립지만 지금은 산불예방기간이라 불을 피울 수가 없어요.


점심 식사 후 남은 여가시간을 함께 영화를 보며 보내고 있습니다.

나초에 찍어먹는 스낵은 먹으면 먹을수록 당기는 것 같아요.

영화를 보기 위해 스낵을 먹는 건지 아니면 스낵을 먹기 위해 영화를 보는 건지

가끔은 헷갈립니다. ㅎㅎㅎ


가족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것은 음식이죠^^

맛있는 음식만큼 함께 나누기에 좋은 것이 또 있을까요?

먹는 즐거움은 함께 있는 가족을 더 화목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매번 직접 만들어서 식사를 해결하려면 준비하는 과정도 부담스럽기에

가끔은 포장된 음식을 사 와서 간편히 먹는 즐거움을 가지는 것도 장기캠핑에서는 좋은 것 같아요.

우리 가족은 이번에 4박 5일의 여름휴가를 캠핑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이렇게 밤낮으로 하루 3끼를 꼬박꼬박 함께 하고 있으니

서로 간의 대화가 더 많아지는 듯합니다.


냄비밥을 태워서 만든 누룽지는 씹는 맛이 고소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아서 나 혼자 이렇게 마음껏 이맛을 즐길 수 있답니다.


이것이 무슨 자국일까요?

해먹을 설치하던 아들이 발견했어요.


우리 가족은 곰의 발자취가 있는 나무옆에서 캠핑을 즐기는 중입니다.


함께 하기에 더욱이 가져야 할 시간이 있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입니다.

모든 시간을 함께 하기보다는 함께 하면서도 각자의 시간을 존중해 주고

나 스스로를 위한 휴식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함께하는 시간도 즐겁습니다.


집에 있을 때는 자신들의 단말기에 머리를 박은채로 온라인 세상에서만 지내던 아이들이

캠핑을 꾸준히 다니면서는 이렇게 자연에서 즐기던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먹고 자고 하는 동안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역할을 찾아서 해내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우리 가족은 이렇게 캠핑을 다닙니다.

https://youtu.be/pbglrg7V6j8?si=eVgHfHUeZXpO-d4w



이번영상을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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