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와 공급 & 물가도 읽어야 된다
안녕하세요, 희찬입니다.
지난 [8화-채권가격과 금리는 반대이다] 포스팅에서 채권가격과 금리가 역의관계인 이유에 대해 설명을 드렸는데요, 8화에서는 '이자율'에 따른 변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채권은 이자율 외에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가격과 금리가 움직이게 되는데요, 그것이 바로 '수요&공급'과 '인플레이션'입니다.
오늘은 채권이 수요와 공급 그리고 인플레이션에 의해 변화되는 원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채권은 수요&공급도 중요해요
채권은 액면가가 있고 채권가격이 있습니다. 액면가만 보고 투자한다면, 다른 말로 '만기'만 보고 투자한다면 사실 채권가격이 어떻게 변화되는 지 깊게 아실 필요가 없습니다. 우량한 채권 하나 잘 사서 만기까지 보유만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액면가가 아닌 '채권가격'을 보고 투자하시는 분들, 다시 말해 채권을 통한 매매차익을 노리고 투자한다면 우리는 채권가격이 변화되는 다양한 이유를 알고 있어야 됩니다.
그중 첫 번째가 '이자율'에 따른 변화였는데요,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8화-채권가격과 금리는 반대이다] 해당 편을 보고오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자율 외에 다른 요인 더 존재하죠.
다른 요인 중 첫 번째인 '수요와 공급'에 의한 채권가격 변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위 표는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의 변화를 보여주는 건데요, 이건 초중고 때 모두 배우기 때문에 다들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일단 수요가 증가한다면 물건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 거니까 가격이 증가하겠죠. 반대로 공급이 증가하게 되면 물건의 수량이 많아지니까 가격이 하락하게 될 겁니다.
또, 수요가 감소하게 된다면 물건이 남아돌게 되니까 가격이 하락하게 되고, 반대로 공급이 감소하게 된다면 물건의 수량이 적어지니까 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이렇게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가격'이 형성되는 이유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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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도 똑같습니다.
채권을 원하는 사람이 증가한다면(수요증가) 당연히 가격이 상승할 테고, 반대로 채권을 원하는 사람이 적어진다면(수요감소) 가격은 하락하게 될 겁니다.
반대로 채권 발행량이 증가하거나 매도량이 증가하게 되면 (공급증가) 채권가격은 하락할테고, 반대로 채권 발행량이 감소하거나 매도량이 줄어든다면 (공급감소) 채권가격은 상승하게 될 겁니다.
최근에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지난 10월18일, 바이든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1천억 달러 예산안을 요구했는데요, 단기에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채권 발행밖에 없습니다. 즉 1천억 달러에 맞춰 채권발행 '공급'이 증가하기 때문에 채권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위 그래프는 예산안 소식이 전해질 때의 미국채 금리 추이인데요, 빨간색 네모박스를 보면 금리가 오르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채권금리 인상은 반대로 채권가격 하락을 뜻하겠죠.
다음은 공급이 감소했던 시기입니다.
이 또한 최근에 있었던 일인데요, 10월31일 미국의 4분기 국채발행량이 예상보다 감소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말은 곧 국채 공급이 감소된다는 뜻으로 채권가격이 상승을 뜻하게 됩니다. 그에 맞춰 위 그래프의 빨간네모 박스처럼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렇듯 채권은 이자율에 따라서도 움직이지만 위와 같이 채권의 수요/공급으로도 움직이게 됩니다.
채권 인플레이션도 매우 중요
채권가격이 변하는 또다른 이유는 바로 '인플레이션'입니다. 물가상승을 뜻하는 거겠죠.
채권의 최대 장점이자 최대 단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그건 바로 '원금 확정'이라는 겁니다. 채권은 내가 투자한 투자금을 만기가 되면 100% 돌려 받습니다. 이때문에 채권이 안전자산인 건데요, 원금을 지킬 수 있으니 분명한 장점은 맞습니다.
하지만 물가가 오르는 시기에도 장점일까요?
채권을 통해 받는 만기 원금은 채권에 투자한 시점에 확정됩니다. 이는 절대 바뀌지가 않죠. 만약 액면가 100억 원 채권이 있다면, 이 채권의 만기가 도래될 때 우리는 100억 원을 받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만약 이때 인플레이션이 10%라면 어떻게 될까요?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반대로 내 돈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겁니다. 즉 인플레이션이 10%라는 것은 내 돈의 가치가 10% 하락한다는 것과 같은 뜻이죠.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이 10%인 시기라면 내가 만기 때 받는 100억 원의 가치는 10%가 줄어들게 됩니다. 눈으로는 100억이라고 적혀 있겠지만 이 100억의 실질가치는 90억으로 줄어들게 된 것이죠.
즉 물가가 오르면 채권의 가치가 하락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치]라는 것은 다른 말로 [가격]이 되니까 물가가 오르는 시기에는 채권가격이 하락하게 되는 겁니다.
위 그래프는 미국의 물가를 보여주는 표입니다.
가장 오른쪽 2022년을 보면 미국의 물가가 매우 가파르게 상승했었는데요, 당시 미국의 물가상승 속도는 매우 빨라고 9.1%라는 40년만의 첫 고물가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글로벌 경제도 크게 위축됐던 시기였는데, 보통 경기가 불안정할 때는 안전자산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채권가격이 증가하는데, 당시 미국채는 -20%가 넘는 엄청난 하락을 보였습니다.
미국채는 대표 안전자산이지만 증시가 불안정해도 가격이 떨어졌던 이유는, 바로 [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오르면 미래 현금의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채권 투자자들은 채권을 매도(공급증가)하게 되어 가격이 하락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채권 투자의 경우 안전자산이라 경기가 안 좋을 때 투자하는 건 맞지만, 물가가 오르면서 경기가 안 좋은 시기 때는 채권투자가 오히려 주식보다 더 크게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지난 번 포스팅(8화-채권가격과 금리는 반대이다)에 이어 채권가격이 변화되는 또다른 이유 두 가지를 더 살펴봤는데요, 8화와 9화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보면 채권가격과 금리는 [이자율/수요공급/인플레이션]에 의해서 움직인다 요약할 수 있습니다.
8화/9화만 완벽하게 이해해도 채권가격과 금리의 관계는 99% 완벽하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다음화는 [채권 거래 방식과 방법]에 대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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