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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선우 May 29. 2024

빈번한 군대 사고, 그 이유는

대한민국 군대 현주소는?

최근 강원 인제 신병교육대에서 완전 군장을 매고 얼차려, 구보, 팔굽혀펴기를 하다가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건이 기사화되자 수많은 사람들이 이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다만 몇몇 댓글은 청년의 죽음을 정신력 부족으로 지적하며 폄하했다. 댓글이 필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 댓글은 "이정도 정신력으로 무슨 나라를 지키냐"는 것이었다.


이 사고를 한 청년의 정신력 부족으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일까. 이 사고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 번째는 완전군장(40KG)보다 추가된 무게를 들고 훈련을 하게 한 것이다. 완전군장은 군인이 필요한 개인 장비를 갖추는 것을 말한다. 전쟁 혹은 부대 이동시 이를 챙겨 군장을 매고 구보로 이동한다. 행군 시 완전군장을 매고 구보를 하는 이유는 이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사고의 원인이 된 완전군장에 무게를 추가하고 팔굽혀펴기, 구보, 얼차려 등은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훈련으로 보기 어렵다. 이는 훈련병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가혹 행위로 볼 수 밖에 없다. 특히 완전군장을 맨채 팔굽혀펴기 구보를 반복하는 훈련은 무엇을 대비하기 위함인가. 


두 번째는 해당 훈련병이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 대처가 늦었다는 점이다. 가혹행위의 부조리함 이상으로 이는 군의 고질적인 문제다. 수많은 보고체계와 중간 지휘자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시 상황 대처는 계속해서 지연된다. 보고체계만으로도 지연되는 군대 내 시스템에서 지휘관이 훈련병의 고통을 꾀병 정도로 치부했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결과적으로는 이는 훈련병이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


이번 사건은 군의 변화해야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선진병영이라는 말이 나온지 10년이 넘었지만 실제 군이 변했는지는 의문이다.


군에 필요한 변화는 무엇인가. 훈련을 줄이고 용사들이 편하게 쉬는 곳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군의 본질적인 목적은 강화하고 명령체계는 굳건히 하지만 소통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치료가 필요한 용사는 신속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고 각자 개인마다 다른 신체적 조건에 맞게 이해받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명령체계는 부당함을 위한 것이 아닌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강한 군대로 만들기 위한 시스템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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