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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예정 Mar 01. 2024

'간이역' 역사 교사가 사랑하는 문장들 #18

"시작을 해야 능력의 확장이 일어난다." - 은유

  살면서 그런 경험들을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일, 새로운 음식,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 등 무언가 '새로운' 것들 앞에서 망설여본 경험 말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했는데 새로운 것에 도전해도 되는지. 지금까지 실패해왔던 기억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도해도 되는지. 경험상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가 빈번히 퇴짜를 맞거나 어려움에 부닥쳤는데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출처 : 구글 이미지

  저는 성격상 새로운 것을 시작하거나 도전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저런 고민과 망설임은 모두 제 경험에서 나온 마음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몇몇 분들 중에는 공감하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사실 새롭게 시작하는 것에 앞서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없고, 새로운 것들로부터 두 팔 벌려 환영만 받아본 사람 또한 없습니다. 어쩌면 두려운 것은 당연한데 '하기 싫어서'라는 명분보다는 그럴 듯한 이유를 붙이고 싶기에 경험을 앞세우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사람과 달리 새로운 것이 가져다줄 불확실성 때문에 그 앞에 더 당당하게 서려고 하고 거절 당하거나 좌절할 수 있음에도 다가올 성취감을 기대하며 정면돌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부럽다는 생각도 하지만 부러워서 본받고 싶기보다 그런 선택을 하는 데 있어 후회와 아쉬움에 사로잡히지 않을 자신이 있는, 인생에 대한 태도가 멋져 보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때로는 조금이나마 따라해보기 위해 노력합니다만 결국 제가 가진 그릇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거나, 제가 인식하는 세상의 범위와 비슷한 결을 가진 것들을 새롭게 찾아내는 것 정도로 용기를 발휘하곤 합니다.

출처 : 구글 이미지

  '시작이 반이다'라는 진부하지만 명징한 잠언, 속담, 문장이 알려주는 인생의 진리를 곱씹게 되는 순간들이 참 많습니다. 일단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점진적으로 새로운 것들과 함께 해보려는 허우적거림이 어느새 익숙해지기도 하고 가라앉을 것 같아 서둘러 벗어나기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지요. 그래도 '반'이나 해봤네, 역시 시작이 반이라니까 등 성패에 따라 또는 자신이 느낀 바에 따라 다른 피드백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우리는 '반이나' 새로운 것에 젖어들고 그것이 우리에게 스며들도록 노력합니다.

출처 : 구글 이미지

  방학의 끝을 잡고 새로운 학년, 새로운 아이들, 새로운 업무, 새로운 환경에서 저는 그닥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새로움 앞에서 덜 후회하고 덜 힘들기 위해 남은 시간에 용기를 충전하려 합니다. 교사로서의 가치와 전문성, 능력이 인생의 최우선 과제는 아니지만 더할 나위 없이 저에게 소중한 것이기에 새로움을 피하지 않고 사이 좋게 지내보려 합니다. 능력의 확장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저의 성장을 위해서이기도 한 새로운 시작 앞에서 주저리주저리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을 소중히 보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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