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장터에 가면 순대 한 접시 주문하고 가볍게 막걸리 한잔 합니다.
천막 식당 둥근 원탁에 앉아 서로가 낯선 초면이지만, 눈인사를 나누고 편하게 마십니다.
(간혹이지만 통성명 없이 안주나 막걸리를 나누기도 합니다)
문제는 식당인데..
한 테이블에 의자가 4 개라 혼자서 식사를 하면 솔직히 조금은 쥔장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하여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서 한가한 시간에 식당에 갑니다.
그런데 어제 혼밥을 하는 손님을 타박(?) 하는 보도를 보고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KNN NEWS 사진 인용)
업주분들 마음을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혼밥을 하는 분들을 위하여 2 인석 테이블을 설치한 식당 많습니다.
특히 운전을 업으로 하시는 운전기사님들은 혼밥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요.
제가 업주라면... 이런 방법을 쓸 것 같습니다.
큰 테이블에 '이 테이블을 혼밥용 테이블입니다. 낯선 분들끼리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양해 부탁 드립니다'
라는 안내문을 설치를... 아닌가??
여하튼 저런 '팁 '받자는 식당이 있다면 저는 굶더라도 절대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참으로 씁쓸한 기분입니다.
혼자서 식사를 하는 것도 거시기한데 구박(?)을 받아야 하는지?
일부 업주분들이라고 믿고 넘어갑니다~~
예전에는 막걸리가 구박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카바이드를 막걸리에 직접 투입하는 것은 아니고(맛 변화) 카바이드의 열기로 강제 숙성을 시켜서
숙취가 심했다는 설이 있는데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막걸리에 대한 추억은 유년 시절에 술을 즐기셨던 아버님의 술 심부름으로 시작합니다.
유년 시절 저는 술 심부름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주전자 안에서 찰랑거리는 소리와, 막걸리 향기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심부름을 다녀오면서, 골목길에 숨어서 주전자 뚜껑에 따라 마시던 맛이란..
아 ~ 어린 이 놈.. 벌써 싹수가...
그러고 보니 재강에 취해서 비틀거리던 기억도 나는군요.
다 아시겠지만, 재강이란 술을 만들고 난 찌꺼기를 말합니다.
약간 달착지근하고, 막걸리 향기가 나는 재강은
그 시절 아이들에게도 허락된 유일한 "알코올식품" 이였습니다.
양조장 집 딸이 초등학교 동기였는데.. 이름이 전혀 생각이 안 납니다.
이 친구가 저를 정말 좋아한 기억이 납니다 (어린 녀석의 착각일 수도~)
제가 술 심부름을 가면 쪼르르 달려 나와서 방긋 웃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제 손을 이끌고, 술 창고 옆에 재강을 담아 둔 소쿠리에서 재강을 먹여 주곤 했습니다.
그런 이쁘고 착한 친구를 아이스께끼 놀이로 골려 주었던 못된 개구쟁이 놈이었습니다.
지나간 시절의 제 추억의 영상에 출연했던 소중한 주인공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철없던 행위 때문에..
이제는 제 마음이 아려옵니다.
그 친구를..
고 3 때.. 배명고등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서 봤습니다.
멀리서 봐도 알 수 있는 그 친구... 참 이뻤습니다.
가슴도 봉긋...
그냥... 멀리서만 바라보았습니다.
지금 쯤은 손주를 안고 달래주고 있겠지요..
오늘도 여전히 막걸리를 한잔 해야겠습니다.
그 막걸리 술잔 속에서 어린 저에게 허락된 알코올식품인 재강 맛을 기억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
아... 아닙니다.
오늘은 정직하고 싶습니다.........
..
재강을 직접 손으로 떠먹여 준...
이쁜 그 친구를 기억하고 싶어서...입니다.
잘 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