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쏙 빼는 그런 이야기
어른이 된다는게 이런건가봐 기쁨이 줄어드는거
픽사의 올해 최고 흥행작 인사이드 아웃 2의 감상평이다.
어린 시절 나에게 픽사는 상상력의 결정체였다. 상상한 그 모든 것을 아름답고 뛰어난 그래픽으로 만들어 냈다. 매력적인 스토리와 친근한 등장인물들. 픽사는 어린 나를 완전히 매료시켰다. 정말 뛰어난 작품들이 많고, 그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품도 정말 많지만 그중 가장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꼽자면 당연코 인사이드 아웃이다. 그 당시 상상할 수 없던 창의성의 끝판왕이라고 생각된다. 나의 머릿속에 있는 감정들의 이야기라니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에 스토리며 캐릭터며 하나 같이 모두 뛰어나고 대단했다. 불완전한 감정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발전하는 이야기는 정말 희망차고 신선했다. 인사이드 아웃은 그 당시에 큰 흥행을 기록한 걸로 알고 있다. 그런 인사이드 아웃이 약 9년 만에 돌아온다고 하니 픽사의 엄청난 팬인 나는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2편의 내용은 사춘기를 맞이한 주인공과 새로운 감정들의 등장이라고 하니 정말 기대가 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나는 학업적으로 큰 벽에 가로막혀 있었고 지금 당장 이 영화를 편하게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흐른 현재, 2024년 10월 나는 개봉한 지 약 4달이 지난 이 영화를 마음 편한 상태로 즐겨보았다. 이미 이 영화가 1편을 뛰어넘을만한 엄청난 수작이라는 걸 들은 상황이었기에 그 기대는 엄청났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었다.
짧게 말하자면 정말 눈물 나는 영화이다.
사춘기를 지나 본 모든 사람들이 느꼈던 그 모든 것들이 정말 세밀하고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갑자기 뜬금없이 화가 나고 슬프기도 한다. 정말 별 것도 아닌 것에 예민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마냥 기쁘고 행복했던 시절을 지나 아직 시작도 안 한 것에 두려워하고 걱정한다. 사소한 일에 계속 후회하며 당황한다. 남들과 다르게 보이기 위해 행동하며 완전히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뀐다. 이 부분에 있어서 이 시기에 가장 가까운 나는 정말 공감이 잘되었다. 마치 몇 년 전에 나를 보는 듯했다. 끊임없는 불안으로 잠을 못 이루기도 하고, 어쩔 때는 정말 다 포기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부모님에게는 이상하게 불평이 많아진다. 이러한 불안의 휩싸여 있는 사춘기 어린이의 모습이 너무나도 잘 표현되어 있다. 마치 제작자들 각각의 사춘기 시절을 합쳐 논 것과 같이 정말 완벽하게 구현되어 있다.
잊고 살았던 감정
우리 모두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거치며 한때 단순했던 우리들의 원초적인 감정에서 멀어진다. 그저 친구들과 함께 있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했었지만 이제는 그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의심하고 걱정한다. 그저 슬프면 울었던 모습에서 이제 혼자 마음을 삭히며 고통스러워한다. 이 작품이 왜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은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면 높은 작품성과 뛰어난 비주얼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되는 것은 바로 이렇게 사람들의 약한 마음속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인사이드 아웃은 이런 사람들의 약한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따뜻한 위로를 전해준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 사람들은 어느 순간 자신에게 너무 엄격해지고 사랑의 조건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부분들을 어루만져 준다.
모든 모습을 사랑해
그리고 말한다. 다 이해한다고. 실패했던 모습. 아쉬운 모습. 그것도 전부 나라고. 그러한 모습까지 사랑하겠다고. 이 영화는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정말 많은 눈물이 나왔다. 이 눈물은 마음이 아파서 나오는 슬픔의 눈물 이라기보다는 인사이드 아웃 1편 마지막에 나오는 슬픔과 기쁨이 뒤섞인 감정의 눈물이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동시에 예전에 한참 힘들던 시기에 나를 보는 것과 같아서 슬픈 마음도 들었다. 정말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부분이 좋았다. 새롭게 생긴 감정들 또한 미우면서 밉지 않은 실제와 같은 마음이 들었다.
5점 만점에 5점
아직도 픽사의 상상력은 나를 놀라게 했고, 그저 즐겁고 신기하게만 느껴지던 그 이야기들은 이제 나에게 새로운 따뜻한 울림을 주었고 나의 마음을 위로해 준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 가장 뛰어난 영화였고 만족스러웠다. 이제 인사이드 아웃 3을 기다려보자. 그때 보는 인사이드 아웃은 어떻게 나에게 또 충격을 줄지. 벌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