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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를 보고 다시 보는 [ 라따뚜이 ]

요즘 유행하는 흑백요리사를 보고 다시 느껴보는 라따뚜이

by 송우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


요즘 흑백요리사가 유행이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셰프들이 한 곳에 모여 최고의 맛을 추구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나는 흑백요리사를 보며 요리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존경심을 느꼈고 큰 흥미가 생겼다. 나에게 무언가 흥미가 생겼다는 것은 그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보는 것이다. 요리 관련 영화를 찾아보던 중 디즈니 플러스에서 매우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다. 어린 시절 우연히 접한 뒤 그 매력에 이끌려 그 후에도 2,3번 계속해서 봤던 그 영화. 특별할 것 없는 캐릭터들과 그 안에서 나오는 아기자기함, 가족의 따뜻함 그리고 보다 더 큰 주제인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채워주었던 영화.


이 글은 오랜만에 다시 보고 써 보는 라따뚜이 감상평이다.


라따뚜이 ( 2007 )




영화마다 하나의 주제를 생각하며 바로 떠오르는 그런 영화들이 있다. 나에게 라따뚜이는 프랑스, 요리하면 바로 떠오르는 영화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작품에서 나오는 프랑스, 특히 파리라는 도시는 정말 아름답고도 매력적이다. 픽사가 잘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라따뚜이에서의 디테일함과 미장센은 특히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음식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이 작품은 음식이 주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작품에서는 무언가 음식에 관한 엄청난 자세한 설명과 배경이 없지만 음식과 주인공의 이야기와 그 상황들과 잘 어우러져서 꼭 다른 요리 영화들과 다르게 음식을 부각하지 않아도 요리라는 이미지가 정말 크게 남는다. 라따뚜이는 사실 장점만 말해도 하루 종일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장점이 많다. 그중 특히 좋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3가지가 있는데 그 3가지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입체적이며 깔끔한 캐릭터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요리하는 특별한 쥐인 레미는 정말 매력적이다. 일반 쥐들과 다르게 특별하고 뛰어난 능력이 있고, 이 능력을 정말 잘 이용한다. 자신의 상상 친구인 구스토와의 티키타카도 정말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있는 그대로 편견 없이 링귀니를 도와주고 끝까지 그와 함께 하는 의리까지. 레미는 이 작품에 있어서 ‘킥’이었다. 레미와 함께 주인공의 역할인 링귀니 역시 정말 잘 만든 캐릭터라고 생각된다. 정말 특별한 것이 없다. 능력이 있지도 않고 무엇 하나 잘난 것이 없는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 덕분에 더욱 주인공에게 마음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링귀니의 매력은 링귀니 자체에서 나오는 순함이다. 가장 먼저 레미의 재능을 알아봐 주고 그를 믿고 함께 살아간다. 콜레트에게 정말 진심으로 요리를 배우고, 자신을 싫어하는 스키너에게 까지 친절함이 묻어 나오는 링귀니는 특별한 것 없지만 정말 매력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았던 등장인물은 역시 비평가 안톤이고였다. 처음 나올 때부터 그 위압감과 웅장함 때문에 정말 빌런처럼 느껴졌지만 진심으로 음식을 사랑하고 느끼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레미의 존재를 알고 난 뒤에도 오로지 레미의 음식실력만을 믿고 그의 음식을 먹는 모습은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다.


악의 존재 보다는 더 큰 따뜻함을

이 작품에서는 큰 악이 없다. 사실 스키너는 작품 내내 링귀니를 방해하지만 뭔가 어딘가 안쓰럽고 웃긴 모습을 보여주면서 악?이라고 느껴지지 않았고, 최종 보스 같이 느껴지던 안톤이고는 결말 부분에서 음식점에 단골이 되면서 그런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졌다. 사실 영화에서 악은 단골적으로 나오는 존재이기도 하고 악이 아니라고 해도 약간의 답답함을 주는 그런 부분이 있는데 라따뚜이는 그런 부분 없이 물 흐르듯 처음 느낌의 따뜻함을 결말까지 끌고 가는 점이 정말 좋았다. 사실 나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사람들은 작품의 주인공이 고난을 당하고 답답함을 느끼거나 부끄러운 상황에 직면하면 그걸 보는 관객도 동일한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나 또한 약간 그런 느낌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크지 않았던 라따뚜이는 정말 편안하게 재밌게 즐긴 것 같다.


끝을 낼 수 있는 것도 능력이기에

사실 인사이드 아웃이나 카 시리즈나 토이스토리 시리즈처럼 이야기가 길게 진행되는 것도 분명 흥미롭고 재밌지만 사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앞선 작품보다 후속작을 재미없게 뽑아내는 경우가 많아서 나 같은 경우에는 완성도 높은 후속작은 정말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그게 불가능하면 완벽한 1편을 만들고 끝내는 걸 선호한다. 그런 부분에서 라따뚜이는 정말 깔끔하고 완벽한 결말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이 된다. 결말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 후속 이야기가 그려진다. 더 이상의 이야기는 필요하지 않다. 그냥 마음은 따뜻해지고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있다. 그걸로 라따뚜이는 정말 최고의 결말이라고 말할 수 있다.




5점 만점에 5점

이렇게 오늘 라따뚜이에 대한 감상평을 남겨보았다. 그저 어린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아니고 정말 어른들에게도 추천하는 명작이다. 사실 흑백요리사를 핑계로 두고 이 영화를 감상했지만 언제 봐도 재밌는 작품이다. 그나저나 이 작품을 보면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파리에 꼭 가보고 싶다. 파리에서 에펠탑을 보며 먹는 저녁은 어떤 맛일까…그리고 그 음식을 요리천재 쥐가 해준다면 ㅋㅋ 정말 재밌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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