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은 이렇게 드라마화하는 거야!
내 가치를 네가 정하지 마
내 인생 이제 시작이고
나, 원하는 거 다 이루면서 살 거야
웹툰을 드라마화 혹은 영화화를 한다는 건 양날의 검이다. 성공한다면 원작 팬들에게 엄청난 선물이면서 동시에 원작을 명작으로 알릴 수도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반대로 망한다면 명작인 원작마저 그 가치가 훼손당하고 저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웹툰을 이렇게 재창작한다는 것은 많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양날의 검 중 성공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웹툰의 드라마화에 대한 나의 편견을 깨부수고 당시에 엄청난 파급력으로 약 4년이 지난 지금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인생 드라마로 평가받는 드라마, 박새로이라는 굴곡 많은 소신 있는 남자의 복수와 성공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는 드라마, 나의 인생 드라마에 들어가는 명작. 이 글은 이태원 클라쓰를 약 2년 만에 다시 보고 쓰는 이태원 클라쓰 감상평이다.
나에게 이태원 클라쓰는 신선한 충격을 준 작품이었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박새로이라는 남자가 그 당시에 너무나도 멋져 보였다. 절대로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자신의 계획을 이루는 이 남자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기에 박새로이라는 사람 때문이라도 이 드라마는 2번 3번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약 2년 만에 다시 보고 느끼는 전과는 다른 감정을 느낀 뒤에 쓰는 감상평이다. 이 글은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아직 이 작품을 보지 못한 분들은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이끄는 매력적인 드라마
먼저 이 작품은 주인공에 대해서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박새로이는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이 남자가 말하는 그 대사 하나하나가 정말 큰 울림을 준다. 여기서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이 남자가 전하는 메시지가 너무나도 크고 깊다. 어쩌면 현실에 있다면 답답할 수도 있고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성공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사람이 성공하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되면 끝까지 소신을 이어가고 옳지 않은 것에 눈치 보지 않고 잘못됨을 말하는 그 용기가 정말 멋지다. 항상 이 작품을 다시 볼 때 느끼지만 각각 대사 하나하나가 꼭 마음속의 품고 다닐만한 명언들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 멋진 명언들이 말로 나올 때는 약간의 어색함과 오글거림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걸 표현하는 박서준 배우의 연기력은 가히 역대급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 박새로이라는 캐릭터가 사실 단순하면서도 그 여러 감정들과 카리스마를 표현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박서준 배우는 정말 잘 표현해 낸다. 특히 대사를 할 때 그 발성과 딕션이 귀에 쏙쏙 박힌다. 엄청난 명언들, 그리고 그걸 뛰어난 발성으로 표현하는 배우의 연기력이 합쳐져 박새로이라는 엄청난 캐릭터가 완성되지 않았나 싶다.
이태원 클라쓰는 사실 박새로이 말고도 매력적인 캐릭터가 정말 많다. 대표적으로 박새로이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이서 캐릭터이다. 조이서는 그 설정부터가 특이하다. 천재 소시오패스가 술집 사장님에게 반하는 이야기라니. 흥미롭고 또 흥미롭다. 사실 주인공의 가게가 대한민국 요식업 1위를 차지하는데 1등 공신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엄청난 능력자이다. 한때 조이서 역할에 김다미 배우가 어울리지 않다는 얘기가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서 지금 다시 봤을 때 김다미 배우의 연기는 분명 수준급의 연기였으며 또 다른 주인공인 박서준 배우와의 연기 호흡에 있어서도 잘 맞는 부분을 보였다. 약간의 스타일링에 있어서 배우에게 맞지 않는 그림이 있었다고는 생각되지만 그게 드라마를 보는데 큰 방해를 주지는 않았다.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었고 대사의 거의 대부분이 마음속의 품고 살만한 명대사들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이야기 진행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초반에 박새로이의 과거 이야기와 조이서와의 첫 만남으로 이어지는 극의 초반부는 매우 신속한 전개와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흥미를 이끌어 냈지만 개인적으로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의 흥미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내용
점점 불필요한 내용들이 추가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박새로이의 캐릭터성도 크게는 아니지만 점점 변해가는 느낌이 있었다. 분명 나쁘지는 않았으나 뭔가 초반부에 내가 보던 박새로이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야기가 너무 갑작스럽고 빠르게 진행되기도 했다. 특히 장근수는 너무나 갑자기 나빠진다. 뭔가 서사가 더 있어야만 할 것 같은데 스킵된 느낌? 그리고 박새로이가 조이서에게 너무 갑자기 빠지는 느낌? 그전까지 계속해서 철벽을 치며 조이서에게는 마음을 열지 않던 박새로이가 너무 갑자기 조이서 없이는 못 살고 가 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장근원이 출소한 이후 조이서를 납치하고 이런 부분들이 사실 어떤 부분은 좀 잘라도 괜찮았을 것 같고 또 어떤 부분은 좀 길게 말해줘도 될 것 같은데 다 이뤄지지 않은 점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이태원 클라쓰는 잘 만든 수작임에는 틀림이 없다. 캐릭터들이 모두 하나같이 다양하고 개성이 뛰어나고 스토리도 후반에는 조금 예측이 가지만 매우 박진감 있고 반전 있는 스토리들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열연이 이 작품을 이렇게 높은 평가로 올렸다고 생각된다. 앞서 말한 박서준 배우와 김다미 배우뿐만 아니라 문제만 일으키는 재벌 2세인 장근원의 악랄함을 표현해 낸 안보현 배우의 재발견의 시간이었고 장대희라는 거대한 빌런의 모습을 너무 악랄하며 멋지게 소화해 낸 유재명 배우는 말할 것도 없다. 개인적으로 박새로이의 아버지 역할인 손현주 배우의 짧은 시간 최고의 효율을 뽑아낸 모습은 정말 감탄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박새로이에게 모든 가르침을 준 아버지의 그 모습은 드라마가 모두 끝난 뒤에도 강렬하게 마음에 남는다.
5점 만점에 4점
오늘은 약 2년 만의 이태원 클라쓰를 보고 감상평을 남겨 보았다. 인생 드라마라고 한다면 고민하겠지만 웹툰 원작의 드라마 중 몇 위라고 물어본다면 일단 지금 내 생각으로는 1위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이다. 다시 봐도 박새로이의 말들은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고 단밤이 만들어 내는 기적 같은 놀라운 성공의 이야기는 아직도 나를 흥분되게 만들었다.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는 보다 더 완벽한 캐릭터성을 구축해 냈고 그 뛰어난 연기들을 뒷받침하는 스토리는 완벽하지만은 않았지만 스토리 자체에 특이성이 약간의 단점을 안 보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 재미있고 잘 만든 수작이고 당당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