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가 전하는 인생의 재즈 [ 소울 ]
온몸으로 짜릿하게 퍼지는 감동의 이야기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남은 인생 매 순간을 즐기면서살 거예요
앞서 감상평을 쓴 두 영화 [ 인사이드 아웃 2 ], [ 라따뚜이 ]라는 픽사의 엄청난 명작들을 보고 나니 어린 시절 픽사의 영화를 보며 느꼈던 따뜻함과 희망참을 많이 느끼게 된 것 같다. 픽사를 보며 많은 감정을 느낀 나였기에 다른 픽사 영화들도 궁금해졌다. 이번에는 라따뚜이와는 다르게 이미 본 영화가 아닌 새로운 영화를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 이름부터가 무언가 감동 잔뜩 줄 것 같은 이름이고 몇 년 전에 잠깐 봤던 영화의 예고편을 생각하니 흥미가 커진 영화, 소울의 감상평이다.
소울 ( 2021 )픽사의 아이디어의 박수를
내용적인 측면에서 엄청난 창의성을 보여주는데 일반적인 사후세계의 이야기가 아닌 생전세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말 참신하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죽고 난 뒤 무언가를 진행하는 스토리이지만 소울은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 그러니깐 지구로 가기 전에 우리의 영혼들의 이야기이다. 그 소재부터가 엄청난 픽사의 상상력을 보여준다. 특히 나는 이 영혼들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성격이 정해지고 자신의 흥미가 정해진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동시에 나는 어떤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일지 생각을 하게 됐다.
평범한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매력
또한 좋았던 점은 역시 등장인물들의 매력이었다. 먼저 주인공 조 가드너는 대부분의 픽사영화 주인공들이 그러하듯 엄청 평범한 사람이다. 최고의 재즈뮤지션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저 중학교의 밴드부 선생님이다. 그가 잠시 영혼이 된 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영혼 22와 함께 자신의 지금까지의 인생을 함께 보는데 그 인생이 정말 씁쓸하게 표현되고 느껴진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씁쓸한 인생은 아니었다. 분명 엄청난 인생은 아니지만 그 안의 있는 그의 열정과 패기는 충분히 멋지게 느껴졌다. 그리고 조 가드너는 재즈의 엄청난 관심이 있기에 재즈음악에도 정말 재능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자신의 우상인 도로테아와의 연주에서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의 재즈에 대한 사랑이 깊게 나에게까지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조 가드너와 함께 이 영화에 진정한 주인공인 22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딱 한 가지 자신의 흥미를 찾지 못해 몇천 년 동안 태어나지 못한 영혼이다. 지구의 여러 위인들이 그에게 흥미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항상 좋지 못했었다. 조 가드너를 만난 뒤에도 별반 다를 것 없을 것이라고 불평만 하는 22이지만 결국 무언가를 꼭 해야만 진짜 목적이 아니란 걸 알게 되고 지구에서 여러 경험을 해보며 22는 성장하게 된다. 22에게 필요했던 마지막 흥미는 세계의 위대한 위인들의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뛰어난 성인들의 말보다 22에게 필요했던 건 그냥 있는 그대로 지구라는 무한한 생명체를 느끼며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소울 ( 2021 )22를 보고 있으면 마치 현재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세상 모든 것의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다. 작품 초반에는 이러한 22의 태도와 마음가짐 즉, 현재 우리들의 마음가짐이 잘못됐다고 말한다. 영혼들을 관리하는 제리들도 22를 처음 본 조 가드너도 모두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작품 중반을 넘어서 작품 막바지에는 꼭 인생을 살아가는데 장대한 마음가짐과 다짐이 없어도 된다고 말한다. 인생은 결코 한 가지의 목적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꼭 삶을 살아가는 목적이 무언가 엄청난 목표나 성취에 있는 것도 결코 아니다. 22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가는 일반적인 지구에서의 삶, 조 가드너가 따분하게 느끼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평범한 삶을 정말 소중히 즐겁게 보낸다. 우리는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그저 낭비하며 지나가고는 있지 않은가 라는 물음이 생기게 된다.
소울이 우리에게 전하는 음악
이 작품에서 우리에게 말하는 주제는 22로 대변되는 현재 우리의 삶이 잘못되어 있지 않다. 별다른 목표가 없어도 괜찮다.라고 말해준다. 그저 하루하루를 즐겁게 열심히 살아가면 그걸로 된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특별하지 않을 수 있지만 누구보다도 특별한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무 재능도 없고 특별하지 않다고 말했던 조 가드너는 결국 자신의 우상과의 연주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는다. 그의 꿈을 이루는 순간이었으나 그가 느꼈던 감정은 약간의 허무함이었다.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큰 목표와 성취였는데 말이다. 여기서 이 작품은 우리에게 또 말한다. 우리의 삶의 목적을 무언가를 성취하고 이루는데 두지 말라고. 분명 무언가 목표와 성취가 있는 삶은 멋진 삶이지만 꼭 그게 다가 아님을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정말 예술적이다.
특히 재즈라는 미국을 대표하는 진한 음악이 영화 내내 울려 퍼진다. 조 가드너가 보여주는 인생의 재즈가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우리 몸의 짜릿하게 전달된다. 뛰어난 영화의 비주얼도 있지만 음악이 특히 이 영화를 밝혀준다. 귀가 즐거워지는 따뜻한 음악들과 화려하게 표현되어 있는 뉴욕이라는 아름다운 도시, 생전세계와 지구를 나타내는 밝으면서 따뜻한 색감과 인생을 관통하는 화려한 명언들까지. 이게 소울이다.
5점 만점에 4점
오늘은 픽사의 숨겨진 명작 소울을 보고 감상평을 써보았다. 사실 이 작품은 어린 관람객들 보다는 조금 나이가 있는 연령대가 본다면 더 그 뜻이 클 것이고, 재미있게 느껴질 것 같다. 픽사가 전하는 아름다움과 인생이라는 메시지는 여전히 놀랍고 뛰어나다.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