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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점록 May 16. 2024

배웅

       배웅   

                                    이 점 록

   

   봄이 온다길래

   마음자리 툴툴 털고서

   눈 감고 귀 열고 두 손 모았네

      

   고운 맵시는 푸르디 푸르고   

   울긋불긋 색동옷 눈이 즐겁다

   이름없는 풀꽃은 차례차례 춤추고 

   뒤 뜰에 살랑이는 바람결이 살갑다


   새들의 날갯짓이 조마조마해지면   

   이제는 떠날까 마음 졸이고 

   눈으로 왔다가 가슴으로 가려나

   갈 길 모르는 꽃비마저 슬픈 몸짓이다

   

   봄이 가려나보다

   이러다 걸음걸이 놓칠까 두려워 지는데   

   휩쓸리듯 뒤처지는 안타까운 속마음

   가는 봄이 정작 섭섭하나 배웅하는 가슴이 더 아프다

 


작가노트 : 

사계절이 뚜렷하다지만 봄이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내 마음도 덩달아 휩쓸리듯 뒤처지는 것 같다.

대책없이 빨라지는 봄의 속도에 마음만 어수선하다.


봄은 점점 짧아지고 빨리간다. 소위 '사라지는 봄'이 되고 있다.

계절의 변화처럼 급변하는 세상살이에 맞춰 살아야 하나 

봄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했다.

싱드렁하게 떠나는 봄, 배웅하는 마음이 아프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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