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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나 Dec 15. 2023

그놈의 세금계산서

12

 내가 직장인인걸 실감할 때 


 일요일에 푹 쉬고 일찍 잤는데도 역시나 월요일은 피곤했다. 우선 급한 일부터 처리하고 쉬엄쉬엄 일하고 있는데 유난히 전화가 많이 왔다.


 '세금계산서 발행되었나요?'

 '세금계산서 아직 발행 안되었나요?'

 '오늘까지 세금계산서 발행되어야 해요!!!!'


 안 그래도 올해 회계마감 때문에 예산 잔액 점검하고, 지출결의에 필요한 자료 준비하고, 세금계산서 발행요청하고, 사업자등록증이랑 견적서 받고 이리저리 연락을 하던 참이었는데 내 업무는 아니고 그 해외출장 간 팀원 업무 건으로 백업하고 있는 나한테 전화가 다 왔다.


 인수인계받은 바가 없어서 정말로 나는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 확인해 보겠다는 라는 대답밖에 할 수 없었고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팀원한테 급하게 카톡을 보내고 회사 시스템에 남아있는 자료들을 뒤져보면서 상황을 수습했다. 월요일이랑 화요일은 세금계산서 관련 이리저리 전화한 거밖에 생각이 안 난다.


 학생 때는 현금이나 카드로만 계산을 해봤기 때문에, 회사 들어오기 전에는 세금계산서가 뭔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제는 뭐만 하면 '세금계산서 발행해 주세요', '통장사본이랑 사업자등록증 보내주세요'를 하고 있으니 나도 직장인이 다 되었나 보다. 



 2

 또다시 세금계산서다. 12월 15일 금요일에 올라갈 인스타툰이랑 12월 18일 월요일에 올라갈 퀴즈이벤트 최종컨펌까지 잘 받아서 '일이 척척 진행되는구나~' 하고 있었는데 또 세금계산서 관련해서 전화가 여기저기서 오기 시작했다.


 "분명 며칠 전에 비슷한 문의 와서 세금계산서 발행했는데요!"

 "아니요 A세금계산서 말고 B세금계산서요"


 그렇다. 해외출장 간 팀원이 진행하던 업무(비슷한 성격임)는 2개였고 한 가지는 해결이 되었지만 다른 한 가지는 여전히 해결이 안 되었던 것이다. 당장 지출결의를 올려야 하는 담당자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느껴졌다. 일하면서 월말마다, 연말마다 그놈의 세금계산서가 아주 난리다.



3

 이제 곧 있으면 한 해 업무평가와 성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래서 요즘 올해 1년 동안 진행한 업무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나에게도 나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보통 하루에 하나의 콘텐츠를 처리해야(업로드해야)하다 보니 정신없이 일을 처낼 때가 많은데 1년 동안 한 일을 쭉 정리하고 카테고리화해 보니 나름대로 방향성과 연결성이 보였다. 


 오늘 내년도 인사발령이 떴는데 조직개편도 있고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일단 나는 그대로다. 내년에도 홍보실에서 sns업무를 담당할 것 같다. '일단 지금하고 있는 12월 일에 집중해서 올해를 잘 마무리하자'라는 마인드라 아직 내년은 잘 모르겠지만 '또 어떤 재미난 일들이 있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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