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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Mar 16. 2024

클라이밍, 시작!

재잘재잘

최근, 클라이밍을 시작했다.

벽을 타고 끝내, 정상을 잡아내는 과정이 즐겁다.

이 과정을 '문제를 푼다'라고 칭한다.




처음에는 간단하고 쉬운 문제들도 잡아내기 어려웠다.

몸은 무거웠고, 옆에서 날아다니듯 벽을 타니 주눅 들었다.

다들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사실, 아무도 나를 보는 사람은 없다.

결국 벽에 붙어있는 홀드들과 나의 싸움이다.

몇 달이 흘러, 체지방 10kg이 빠지고 근육은 2kg가 늘었다.


만난 사람들도 좋았다.

초면에 서로 알려주기도, 도와주기도 하는 게 좋았다.

서로 끌어주고 당겨주며 친해지기도 좋았다.


모든 것이 좋았다.

같이 술 한잔 기울이는 사람들도 쾌활하고 좋았다.

그러다 신기한 기분에 휩싸였다.




생판 남이었던 우리가 서로 웃고 담소를 나눌 수 있음이,

단순히 공통의 관심사가 있다는 것만으로 가능하다니,

신기했다.


점점 군살이 빠지고 체력도 늘었다.

종종 손과 몸이 다치기도 하지만 재활에도 도움이 된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고 있다.


언제까지고 벽만 붙들고 있을 순 없다.

암벽장을 나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발걸음에 괜스레 개운한 내일이 기대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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