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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Aug 20. 2024

굳이, 꺼내지 않았어도

프로그래밍 교육으로 회사 교육 센터에 왔다. 예전에는 멍하니 있다 가곤 했지만 조금씩 머리가 굵어질수록 귀중한 시간으로 느껴진다. 게다가, 이때만큼 누군가 내게 깊은 관심을 가져주는 기간은, 좀처럼 없기도 하고.




예전에 강의를 잘하는 어느 강사님을 만났다. 첫 시간에 퇴직 후 전업 강사를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둥, 월급쟁이가 역시 좋다는 둥 사사로운 말을 꺼내며 분위기를 풀다 불필요한 언행으로 분위기가 싸해진 적이 있었다.


함께 강의를 운영하는 조교 분들이 2분 계셨다. 그들을 향해, '2명씩이나 필요도 없는데 괜히 있다, 그 돈을 내게 주면 더 잘 알려줄 텐데'라는 말이 강의장을 울렸고, 어떤 반응도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조교분 들은 교육 기간 내에 자잘한 도움을 많이 주셨다. 하지만 그 강사의 말은, 조교들의 움직임이 뚝딱거리고 뭉툭해지는 데에 일조했음이 느껴졌다.


우스갯소리도 던진 말에, 개구리도 고양이도 사람도 다친다. 본인의 강의 진행 실력을 뽐내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의미 없는 상처만 남긴 채, 교육은 끝났다.


아마, 이후에도 비슷한 말들로 아이스 브레이킹을 가졌겠지. 기분 좋게 시작한 교육이지만 괜스레 그들의 어색한 웃음이 생각나 조금 무겁게 시작한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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