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우리 모두 각자 다른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나 보다.
동상이몽 (同牀異夢)
같은 자리에 자면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도 속으로는 각각 딴생각을 하고 있음을 이르는 말.
며칠 전 퇴사를 앞두고 있는 동료가 있어, 몇몇이 모여 점심도 하고 차도 마셨다.
퇴사를 앞두고 많은 생각이 있을 듯했지만 오히려 편안해 보였다.
그동안의 하루하루가 꽤나 힘들었다는 반증이었을까?
"앞으로 어떻게 지낼 생각이야?" 물었더니 "잠시 쉬면서 생각해 보려고요."라고 답하는 모습에 내심 놀라기도,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서로의 넋두리, 요즘 퇴사와 휴직이 부쩍 늘어나며, 우리 모두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와 있다. 야근은 일상생활화 된 지 오래이기에 포기단계인 건가?
들어오는 이는 없고, 나가거나, 쉬는 이만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런지도 모르겠다.
당장의 넋두리가 한두 바퀴씩 돌고 나니 자연스럽게 '이직'이 새로운 화두가 등장했다.
어쩌면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어진 지금 '이직'은 직장인에게는 필수불가결한 명제인지도 모를 일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직'이라는 녀석가 결전을 벌여야 하는 지를 결정하는 일이 더 중요할지도)
하지만, 나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인정받고 있는 이들이기에 그들에게서 '이직'이라는 화두가 등장하게 될 줄은 몰랐고, 적지 않게 놀랐다.
뭐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이직'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 '나'란 이가 오히려 이상한 건지도 모를 일이지만 후후후
기회가 있을 때, 한번 더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고 싶다, 직무 영역을 넓혀보고 싶다,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된다. 등등 다양한 사유로 '이직'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고 각자의 이유와 확신이 있기에 평온한 표정 이면에 많은 고민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문득 '동상이몽'이라는 한자성어가 떠올랐다.
우리는 평온한 표정 속에 각자의 고민을 안고, 각자의 계산 속에서 삶의 방향성을 수정해 나가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당시 모였던 이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이직'이었을 뿐, 그네들의 고민이 '이직'만이라 단정 지을 수도 없는 일이기에
이런 상황에 맞는 한자성어인지 모르겠지만 문득 '동상이몽'이 떠오름은 왜일까?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배운 것이 다른 이에게 속 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었고, 새로운 관계를 맺음에 항상 신중하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 이러한 것들이 몸에 배다 보니 각자가 숨기고 있었던 '이직'이라는 화두가 조금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우연히 등장한 것은 아닐까 싶다.
혹, 다른 이의 생각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조금은 바보 같고 엉뚱한 생각이 들 때도 많이 있었다.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을 그들도 하고 있는지, 그들도 하고 있다면 막연한 동질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이런 엉뚱한 생각은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야기이기에 이제 그만!)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남은 이들도 항상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의 고민이 떠나가 위한 준비만은 아닐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일터로 돌아와 우리는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각자의 일들을 처리하며, 시간에 맞추어 헤어졌지만 우리 모두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 같지만, 서로 다른 각자의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갑작스레 놀랍기도, 당황스럽기도 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