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루이스 & 스테파니 루이스 (1970)
A: 난 구체적인 물질적 대상만을 믿어.
B: 네 많은 의견들에 박수를 보내겠다만, 그것들의 아쉬운 점 중 하나는 너의 유명론과 물질주의의 교리에 대한 애정이야. 네가 이런 주제에 대해 논의를 시작할 때마다 우리가 긴 논쟁을 벌이게 된다는 건 뻔하지. 자, 이번엔 뭐부터 시작할까? 숫자, 색상, 길이, 집합, 역장, 감각, 아님 뭐?
A: 전부 허구지! 난 그 모든 것에 대해 열심히 생각했다고.
B: 이 또한 우리의 길고 긴 저녁의 과제가 되겠네. 시작하기 전에 주전부리 좀 가져올게.
크래커랑 치즈 어때?
A: 고마워. 와 그뤼에르 치즈 풍미가 대단하네!
B: 봐. 이 조각에는 유독 많은 구멍이 있네?
A: 엉음..그러치....(냠냠)
B: 걸려들었다!
***
B: 넌 저 치즈 조각에 많은 구멍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 따라서 거기엔 구멍이 몇 개 있어.
고로, 몇 개의 구멍이 있어. 다시 말해, 구멍은 존재해.
하지만, 구멍은 물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반대로 물질의 부재로 생겨나지.
A: 난 치즈에 구멍이 있다고 말했지, 구멍이 있다는 걸 함축하려 한 건 아니야.
B: 아니 어떻게 그렇다는 거야? B인 A들이 있다고 하면 논리적으로 A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잖아.
A: 내가 무언가에 구멍이 있다고 말할 때, 구멍이 뚫렸다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의미하지 않아. 동의어인 모양-술어 ‘…는 빵구났다(구멍이 뚫렸다)’ 와 ’…에 구멍이 있다‘ (마찬가지로 다른 모양-술어인 ’…는 십이면체이다‘ 처럼)는 구멍이 뚫린 것이 초자연적이고 비물질적인 실체의 존재로 인한 것이라는 암시 없이 진정히 치즈 조각에 대한 술어일 수 있어.
내 무고한 술어가 존재 양화의 관용구처럼 들리도록 하여, 실제로는 아닌데도 이를 포함한 추론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게 해서 혼란을 준건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나에겐 그만한 이유가 있어. 구멍이 뚫린 치즈 조각이 주어졌을 때 구멍이라는 비물질적 실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구멍이 뚫려 있다고 믿는 넌, 존재 양화의 관용구를 사용하여 '구멍이 있다'라고 거짓되게 말을 하지. 난 유쾌한 사람이기에, 네 것처럼 들리며 동시에 비물질적인 것에 대한 존재 양화가 사실이라고 잘못 가정할 때 참이 되는 문장을 가지고 싶어. 그렇게 하면 철학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치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지. 너와 난 이 문장을 다르게 이해하겠지만, 그 차이는 네가 너의 거짓 문장으로부터 결론을 도출하기 시작할 때까지는 이 대화에 방해가 되지 않을 거고, 나의 동어반복적인 참 문장으로부터는 그런 결론을 도출하지 않을 거야.1)
B: 오 좋아. 근데 봐봐.
내 치즈 조각에도 니 치즈만큼이나 많은 구멍이 있어. 동의하니?
A: 세지 않고도 그 말을 믿을게. 네 것만큼이나 내 것에도 많은 구멍이 있지.
하지만 내가 의미하는 건, 두 조각 모두 단일-빵꾸났거나, 이중-빵꾸났거나, 삼중-빵꾸났거나 등..이지.
B: 너는 정말 다양한 모양-술어들을 알고 있구나! 언제 그걸 다 배워온 거야? 그리고 ‘등‘은 또 무슨 뜻이니?2)
A: 그냥 두 조각이 똑같이-빵꾸난거라 말할게. 이제 두 자리 서술어 하나만 사용했네.
B: 내가 이 각각의 크래커들을 단일-빵구내는게 아니라는 한에, 넌 어떻게 접시 위의 크래커의 개수만큼이나 치즈에 구멍이 많다라고 말할 거니? 관대해져 봐, 지금 여기서 또 다른 술어를 발명하지 않도록 말이야. 나는 네가 가지고 있는 모든 술어에 대해 말할 때까지 계속할 준비가 되어 있거든. 난 상상력도 풍부하고 시간도 충분해.
A: 아 이런... (생각에 잠김).
***
A: 내가 틀렸어. 구멍은 있어.
B: 철회한다고?
A: 아니, 구멍은 물질적인 대상이야.
B: 내가 일찍이 예상했던 바네. 내가 의심할 여지도 없이 넌 모든 구멍이 물질(은 아말감, 공기, 성간 기체, 발광 에테르 등 무엇이든 될 수 있겠지)로 채워져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A: 아니, 정말 빈 구멍은 없을 수도 있지만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
B: 물질이 전혀 없는 것이 어떻게 물질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
A: 넌 잘못된 곳에서 물질을 찾으려 하고 있어. (내 말은, 만일 장소와 같은 것들이 있다면 그것이 네가 할 말이겠지. 사실은 없지만 말이야.) 물질은 구멍 안에 있지 않아. 그건 말하기에 굉장히 터무니없는 것일 거야. 누구도 구멍이 그 자신 안에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을 것이니깐. 물질은 구멍을 둘러싸. 네가 동의하듯이 구멍의 테두리는 물질적 대상이야. 모든 구멍에는 구멍-테두리가 있고, 모든 구멍-테두리에겐 구멍이 있어. 나는 구멍-테두리가 구멍이라고 말할 테야.
***
B: 방금 구멍-테두리가 구멍을 둘러싼다고 하지 않았어? 사물들은 스스로를 둘러싸지 않는데 말이야.
A: 구멍들은 그래. 내 말로는, 구멍에서의 ‘둘러싸다’(와 같이 설명되는)의 뜻은 ’~와 동일하다‘인거야. 다른 사물에서의 '둘러싸다'는 네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의미야.
B: 내 사전에는 '둘러싸다' 밑의 항목이 하나밖에 없는데 네 사전에는 두 개의 항목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신경 쓰이지 않니?
A: 조금은. 그렇다고 또 많이 그렇지는 않아. 난 그런 것들을 감수하는 것에 익숙해.
B: 어떤 ‘그런 것들’?
A: 그런 사전 항목들. 그것들은 마른 잉크로 이루어져 있잖아. 네가 기억하듯이.
B: 오. 내 생각엔 네가 또 구멍에 있어서는 ‘~는 ~ 안에 있다’ 혹은 ‘~는 ~ 를 관통한다’라는 표현은 ‘~은 ~의 부분이다’를 뜻한다고 할 거야.
A: 정확해.
B: 그럼 너는 아직도 ‘치즈에 구멍이 있다’라는 표현은 '~는 빵구났다'와 동의어인 분석되지 않은 모양-술어를 포함한다고 말할 거야?
A: 아니. 그건 네가 생각하듯이 실존적 양화야. 그것은 치즈 조각의 일부인 구멍 같은 물질적인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해.
B: 하지만 과연 우리는 구멍이 치즈로 만들어졌다고 말할까?
A: 아니.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지. 철학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 벽들이 바닥과 수직이라고 말할 일이 없겠지만, 실제로는 수직이잖아. 어쨌든 우리는 동굴이 땅에 뚫린 구멍이고 그중 일부는 석회암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하지.
***
B: 이 키친타월 심지를 선반으로 돌려봐. 구멍-테두리가 회전하겠지. 당연하게도 넌 구멍이 회전한다고 하진 않겠지?
A: 왜 아니야?
B: 구멍이 전혀 회전하거나 움직이지 않는 나무 막대기로 채워져 있어도?
A: 그게 무슨 차이가 있는데?
B: 실은 없지. 하지만 이제 화장지 심지를 키친타월 심지 안에 넣고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돼. 큰 구멍이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고, 작은 구멍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지. 하지만 작은 구멍은 큰 구멍의 일부이므로 큰 구멍과 함께 시계 방향으로 회전해. 하지만 작은 구멍은 큰 구멍의 일부이므로 큰 구멍의 나머지 부분과 함께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게 돼. 따라서 네가 생각한 대로 구멍이 회전할 수 있다면 작은 구멍이 한 번에 양방향으로 회전한다는 터무니없는 결론이 나.
A: 네가 왜 작은 구멍이 큰 구멍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지 알겠지만, 내가 동의할 거라고 기대하진 말았어야 해. 작은 구멍은 큰 구멍 안에 있는 게 다야. 그렇기에 내가 작은 구멍이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지.
***
B: 얇은 벽으로 둘러싸인 구멍 안에 1리터의 물이 들어 있다고 생각해 봐. 구멍의 부피는 적어도 1리터일 거고, 구멍-테두리의 부피는 더욱 작을거야. 만약 구멍이 구멍-테두리와 동일하다면, 한쪽에 대해 참인 것이 다른 쪽에도 참이어야 할 것이야. 둘은 부피에 대해선 다를 수 없어.
A: ‘구멍'은 '용기'를 뜻하고, '구멍-테두리'도 '용기'를 뜻해. 넌 똑같은 역설을 가지고 있어. 병처럼 구멍은 두 가지 의미에서 부피가 있어(다른 말로는 부피가 가득 차 있거나 다른 것과 부피가 같다고 표현하고 싶네). 구멍이나 병 그 자체의 부피가 있고, 압축 없이 구멍이나 병 안에 넣을 수 있는 가장 큰 액체 덩어리의 부피가 있지. 구멍과 병의 경우 문맥적 단서를 통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어.
***
B: 구멍 그 자체의 부피는 얼마야? 이 구멍들의 일부로 얼마만큼의 치즈를 포함할래? 그리고 그걸 어떻게 결정할래? 넌 임의로 결정하겠지. 치즈를 최대한 적게 포함한다고 하지 마. 아무리 적게 넣어도 더 적게 넣을 수 있으니깐.
A: 우리가 단일한 구멍이라고 부르는 건 사실 굉장히 많은 구멍-테두리야. 어떤 건 치즈를 조금 더 포함하고, 어떤 건 더 적게 포함하겠지. 그렇기에 난 구멍의 일부인 치즈의 양이 얼마만큼 포함되는지 임의로든 뭐든 결정할 필요가 없어. 다양한 결정들이 모두 똑같이 옳은 거지.
B: 단일한 구멍이 어떻게 서로 동일하지 않은 여러 개의 구멍-테두리와 동일할 수 있을까?
A: 실제로 다양한 구멍들이 있으며 각 구멍은 다양한 구멍-테두리와 동일해. 하지만 이 모든 다양한 구멍들은 같은 구멍이야.
B: 넌 모순을 범하고 있어. 그것들은 모두 같은 구멍을 둘러싼다고(여기서 '둘러싸다'는 '~와 동일하다'가 아니라 나의 말 그대로 '둘러싸다'를 의미해.) 말하려 한 게 아니니?
A: 전혀 아니야. 만일 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구멍이 동일하다고 주장했다면 그건 모순되겠지. 하지만 난 그렇지 않았어. 난 그것들이 똑같은 구멍이라고 말했는걸. 두 개의 구멍은 공통된 부분이 그 스스로 구멍인 경우에 같은 구멍이야.
B: 넌 방금 전 내 치즈에 있는 구멍의 수가 내 접시에 있는 크래커의 수와 같다는 것에 동의했었어. 아직도 그렇게 생각해?
A: 응. 각각 두 개가 남아있네.
B: 크래커 두 개는 맞지만, 어떻게 두 개의 구멍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니?
A: 즉, 하나의 구멍이 있고, 똑같지 않은 또 다른 구멍이 있으며, 치즈 안의 모든 구멍은 이 둘 중 하나와 똑같은 구멍인 거네.
B: ’똑같은‘ 말고 친절하게 ’같이-빵구난‘이라고 말해 줘. 그리고 동일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도 않으면서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척하지 마. 이제 널 이해했어. 같이-빵구남은 구멍-테두리들 사이의 동치 관계라는 것이고, 네가 두 개의 구멍이 있다고 말할 때, 사실 두 개의 동일하지 않은 구멍-테두리의 의 같이-빵구난-모음이 있다는 걸 말하려고 하는 거네. 넌 실제로 구멍을 구멍-테두리와 동일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멍-테두리의 모음과 동일시하는 거야.
A: 내가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만, 난 못해. 아니, 구멍은 구멍-테두리야. 하지만 내가 그것을 구멍이라고 말할 때, 네가 '같은'을 '동일한'의 의미로 사용하는 부분에서 난 '같이-빵꾸난'이라는 의미로 '같은'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내가 이런 책략을 쓰는 이유를 알겠지? 내가 말하는 구멍의 같음에 대한 문장은 네가 똑같이 들리는 문장을 잘못 가정할 때에만 참이 될 것이기 때문이야. 구멍의 수에 대한 문장도 마찬가지인데, 우리 둘 다 이를 같음이라는 점에서 분석하기 때문이지.3)
***
B: 넌 아직까지도 어떻게 내 접시 위의 크래커의 개수만큼이나 치즈에 구멍이 많다고 말할 것인지 알려주지 않았어. 그것들이 몇 개인지 말하지 않고서 말이야.
A: 그래 자. X, Y, Z라는 세 가지 물체가 존재해. X는 크래커 전체의 부분이고, Y는 치즈의 부분, 그리고 Z는 Y의 부분이야. Y의 최대로 연결된 모든 부분은 구멍이고, 치즈의 모든 구멍은 Y의 어떤 최대로 연결된 부분들과 같은 구멍이야. X는 각 크래커와 겹치고 Z는 Y의 최대로 연결된 부분과 겹쳐. X와 크래커의 모든 교차점들 각각은 Z와 Y의 최대로 연결된 부분의 모든 교차점들 각각과 같은 수량이야. 따라서 X와 Z는 같은 수량이야.4)
B: 같이-빵구남은 동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네 방법은 유효하지 않아. 내 치즈의 겹치는 모든 두 부분은 공통된 구멍-테두리를 가지고 있어. 대부분의 경우 그 구멍-테두리가 치즈로 완전히 채워져 있지만 말이야. 그러므로 같이-빵구남은 단순히 겹치는 것만을 의미할 뿐이고, 겹치는 것은 동치 관계가 아니야. 따라서 네 말대로 이 치즈에서 같이-빵구나지 않은 두 개의 구멍-테두리를 찾을 수 있겠지만, 그 둘 모두와 같이-빵구난 또 다른 구멍-테두리도 찾을 수 있어.
A: 네 말대로 치즈로 이루어진 구멍이 같은 종류의 치즈로 완전히 채워질 수 있다면, 서로 같이-빵구나지-않은 구멍-테두리를 두 개 이상으로 훨씬 많이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된다면 구멍 없는 치즈라는 건 존재하지 않겠지. 하지만 넌 틀렸어. 구멍은 단순히 그 자체의 모양 때문에 구멍인 게 아니라, 그 안과 주변의 물질과 대조를 이루기 때문에 구멍인 거야. 다른 모양-술어들도 마찬가지야. 나는 치즈의 어느 부분도 십이면체라고 말하지 않겠어. 하지만 주변과 대조를 이루지 않는, 십이면체 모양을 한 부분들이 있다는 건 인정해.
B: 키친타월 심지를 생각해 봐. 구멍이 몇 개일까?
A: 하나.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지. 많지만, 결국 다 같아.
B: 내 생각엔 네가 적어도 두 개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왼쪽 반과 오른쪽 반은 같은 구멍이 아니야. 그들은 공통된 부분이 없기에 구멍인 공통부분은 없어.
A: 그것들은 구멍이 아니라 구멍의 두 부분이야.
B: 그것들은 왜 그 자체로 구멍이 아닌 거야? 그들은 단일-빵구났고 그 안의 물질과는 다른 물질로 이루어져 있잖아. 만일 내가 이걸 잘라내 분리한다면 넌 그것들이 구멍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겠어?
A: 그렇지.
B: 넌 구멍이 더 큰, 예로 두께가-두꺼운-구멍의 진정한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니?
A: 응.
B: 넌 그것들이 구멍처럼 생겼다는 걸 인정해?
A: 응, 그렇지만 그것들은 구멍이 아냐. 왜 그런지는 난 말할 수 없어. 난 어떠한 것들이 구멍인지 알지만, 그것의 정의를 내릴 수는 없어. 그렇지만 내가 왜 그래야 할까? 넌 이미 구멍-테두리가 무엇인지 알고 있잖아. 내가 말하길, 키친타월 심지의 두 반쪽은 구멍의 부분들일뿐이야. 왜냐하면 나도 너처럼 그것들이 구멍-테두리의 부분이라고 말할 테니까. 구멍-테두리가 아닌 건 구멍이 아니야.
B: 그 경우라면, 적어도 단일-빵구난 구멍-테두리들 사이에선 같이-빵구남은 동등 관계일 수 있다는 걸 인정할게.
A: 모든 구멍은 단일-빵구난거야. 이중-빵구난 무언가는 두 개의 구멍을 가지고 있고, 그 둘은 똑같은 구멍이 아니야.
B: 확실해? 이 키친타월 심지의 옆면에 작은 구멍을 뚫어봐. 이제 구멍-테두리에 구멍이 있네. 이제 넌 구멍에 구멍이 있다고 말해야 해. 작은 구멍이 큰 구멍의 일부가 된 거지. 큰 구멍은 단일-빵구난 게 아니고, 작은 구멍과 큰 구멍은 같은 구멍이야. 왜냐하면 작은 구멍이 둘 모두의 공통된 부분이기 때문이지.
A: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너는 큰 구멍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끝과 끝이 맞닿은 서로 다른 두 개의 큰 구멍이야. 그리고 그 둘 중 어느 것도 아닌, 둘 다와 겹치는 작은 구멍이 있지. 물론 연결된 여러 구멍의 합을 파생적인 의미로 구멍이라고 부를 때가 있긴 해. 제대로 된 동굴이라면 같은 구멍이 아닌 여러 구멍들로 이루어져 있으니, 내가 동굴을 구멍이라고 말했을 때도 이런 파생적인 의미로 이야기했을 거야.
B: 철학이 네 정신을 망가트릴 때 너 스스로가 얼마나 기이한 소리를 하는지 알아? 솔직히 말해봐. 철학적 이론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 큰 구멍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고 말하는 널 잠시라도 상상해 본 적이 있니?
A: 아니, 내가 무지한 채로 남아 있었을까 걱정되네.
B: 내가 네 주장을 반박할 희망조차 없다는 것을 알겠어. 내가 너의 입장을 터무니없는 것으로 여기자마자 넌 그 터무니없음을 받아들이기 때문이지.
A: 터무니없음이 아니라 주류 의견과의 불일치겠지.
B: 그래 훌륭하다. 그렇지만 난 어떠한 철학적 추론보다 주류 의견에 더 많은 신뢰를 가지고 있어. 네가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한, 넌 네 이론의 타당성에 대해 큰 대가를 치러야만 해.
A: 동의해. 우리는 그 값을 측정해왔던 거지. 난 그게 네가 생각한 만큼 크지 않다는 걸 보여줬고, 그 대가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어. 내 이론은 명확성과 경제성으로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주류 의견과 약간 다르더라도 그 주류 의견은 철학자에 의해서라도 수정될 수 있어.
B: 그 값은 여전히 너무 높은걸.
A: 우리는 원리에서는 동의해. 서로 옥신각신할 뿐이지.
B: 그렇지. 존재의 극단적 절약에 대한 우리의 다른 논쟁들도 마찬가지야. 사실, 이 논쟁은 우리의 습관적인 논쟁들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참신하고 간단하면서도 자족적인 사례이기도 하지.
A: 이 사례는 그 자체로도 흥미로워. 내 구멍의 설득력이 덜했더라면 너의 구멍은 내 유명론적 물질주의를 아주 쉽게 무효화했을 거야.
B: 자 그럼, 준비되고 상쾌하게, 모음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가보자.5)
주석
1)참조: W. V.콰인, “On What There Is,” From a Logical Point of View, 2번째 개정판, 13쪽.
2)참조: 도널드 데이비슨, “Theories of Meaning and Learnable Languages,” in Y. Bar-Hillel, Logic, Methodology and Philosophy of Science, Proceedings of the 1964 International Congress (암스테르담, 1965), 383–94쪽.
3)참조: 콰인의 maxim of identification of indiscernibles, ”Identity, Ostension, and Hypostasis”, From a Logical Point of View, 71쪽; P. T. 기치, “Identity,” Review of Metaphysics 21 (1967): 3–12.
4)이 표현 방식은 넬슨 구드먼과 W. V. 콰인의 “Steps toward a Constructive Nominalism”, Journal of Symbolic Logic 12 (1947): 109–10. 에서 사용된 방법을 차용한 것입니다.
5)A가 저자 중 한 명이고 B가 다른 한 명이라는 추측에는 어느 정도 진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A도 B도 아닌 찰스 체스테인에게 많은 유익한 코멘트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