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나는 퇴사 후 4개월 차에 들어가면서 점점 위축되고 우울과 불안감에 불면증을 겪게 되었다. 일어나지도 않은 온갖 걱정을 미리 당겨와 했으니 상황이 좋았을 리가 없었다. 괜스레 눈물이 나고 옆에 있는 신랑의 경제력이 원망스러웠다.
계속 자격증을 따며 공부를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다시 회사를 알아봐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고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에도 돈이 나가는 일이라 망설임이 반복되었다. 의지 하는 것은 오로지 내가 멘토로 생각하는 분들께서 올려주시는 유튜브 영상이 전부였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며 남 탓만 하던 내가 우연히 보게 된 영상을 통해서 내가 불안한 이유들을 노트에 적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어난 일과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구분하고 정말 일어날 것 같은 일들을 추려보니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혼자 전전긍긍하지 말고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라는 생각에 회사에서 만난 동료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직장에 다닐 때부터 만나면 항상 웃음을 주고 마음 편안히 고민을 상담해 주던 언니이기에 용기를 내서 전화해서 모든 사실을 이야기했다. 퇴사를 결심하고 보이스피싱을 당했고 그 피해금액이 좀 크고 아직 해결이 될 것 같지 않은 부분과 막상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솔직히 이야기하며 조언을 구했다.
언니는 " 너 왜 빨리 말 안 했어? 바로 이야기했으면 어떻게든 도와줬을 거 아니야? 라며, 너도 너무 혼자 생각해서 문제야, 언니는 뭐든 물어보고 듣고 판단하는데 너는 그게 안되어 있는 거 같아. 진작 이야기하지 우선아이들도 있으니 경제적인 부분부터 조금 알아보자."라고 이야기 나누고 언니의 프리랜서 활동과 현재 사업을 진행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며 다양한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언니와의 통화를 끝낸 후 속이 뻥 뚫어지는 것 같고 며칠 만에 나의 얼굴에도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역시 처음이 어렵다는 말이 맞는 듯했다. 그다음으로는 새벽강의 보조를 도와드리고 있는 강사님께 연락을 드려 강사활동을 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그리고 방향성에 대해 문의를 드리고 조언과 위로를 받으며 통화를 종료했다.
며칠 후 직장 동료 언니와 새로 일하기 여성센터에서 진행하는 경력단절여성교육을 알아보게 되었고 실무를 진행하며 흐름은 알고 있었지만 내가 내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작업을 해보지 않았기에 온라인쇼핑몰 강의를 알아보았으나 모집 기간이 종료되어 있었고 평소의 나라면 그냥 포기하고 말았을 텐데 용기를 내어 담당자분에게 전화를 걸었고 추가 모집 이야기에 서류를 작성하여 센터에 방문을 하였다.
그렇게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매일 4~5시간 진행되는 오프라인 교육에 합격하게 되었고 나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탓에 사람들을 만나고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대면교육을 하며 실제 대화를 나누고 모르는 부분을 익히는 그 과정을 통해 점점 우울감을 덜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시작과 함께 노트에 앞으로 어떻게 진행하면 될지 노트에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강의를 들으며 강사님들께 나도 강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노하우와 방법에 대해 문의하고 강사님들께서 안내해 주시는 교육 참석 및 협회에 참여하며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나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