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잘못했네.
예수님도 잠이드신 성금요일 깊은밤에
어쩌자고 잠이깨어 비몽사몽 핸드폰질
무거워진 손가락에 눌려버린 삭제버튼
삼십여명 학생들의 대답몽땅 지워졌네
우야쓰까 우짜쓰까 빌어먹을 내손가락
깜빡졸다 잘못눌러 문제들만 지웠는데
자동저장 구글폼엔 답글마저 사라졌네
뒤로가기 안통하고 새로고침 소용없네
겨우십분 지났는데 문의메일 폭주하네
내숙제가 사라졌소 나는다시 못합니다
선생님이 지웠으니 선생님이 책임지소
치사빤스 이놈들아 그래내가 책임지마
자다깼음 하던대로 유튜브나 볼일이지
페이스북 체크하고 인스타나 할일이지
무슨영화 보겠다고 자다깨서 일했을꼬
두번다시 네버에버 자다말고 일안하리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온라인 수업이 한창이었던 지난 2020년 4월 11일 성금요일 밤에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