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만 주고 싶은 환이야
너가 요즘 제일 좋아하는 건
의심의 여지 없어
자.동.차
너가 제일 먼저 말한 단어는
"엄마"
그 다음 "아빠"
그 다음은 "시계"
(어린이집 하원시간이 되면 보호자가 인터폰을 누르는데, 그 날 인터폰 속 비친 다른 친구 엄마를 보고 너가 꺼이꺼이 울었대. 우는 환이를 달래려고 선생님이 시계를 가리키며,
“환이야 시계 봐. 긴 바늘이 6에 가면 엄마 오실거야.”
그 순간부터 시계에 한참 관심가지더니, 너는 다음 날 “시계” 라고 말하더라. 그 날부터 엄마는 너를 가장 먼저 하원시키겠다며 고군분투 했고)
그 다음 단어가 바로 "차"
길가에서도 "차!"
주차장에서도 "차!"
책 속에서도 "차!"
기가 막히게 자동차를 찾아내서 작은 손가락으로 콕콕 가리켜.
그러더니 이제는 "자동차" "기차" "비행기" "지하철"
어려워 보이는 탈 것들의 이름도 척척 말하는 지경에 이르렀어.
이모들은 왜 더 쉬운 "이모" 단어는 못하냐며 일부러 안하는거 아니녜
환이가 "이모"하는 날 이모들은 분명 좋아서 녹아버릴거야.
그 많은 탈 것 중에서도 너가 제일 좋아하는 건
굴착기.
이건 아직 따라하기 어려운지 굴착기를 보면 "포~코" 이렇게 말해.
포크레인을 따라하는 것 같아
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공사 하시는 아저씨들 옆에서
너는 같이 땀을 뻘뻘 흘리며 귀여운 구경꾼이 돼.
가장 멋있는 것을 바라보는 눈빛으로
한참을 공사현장을 지켜보는 너를 향해
아저씨들은 일하기 바쁘신 와중에도 한번 웃어주시고
결국에 너에게 와서 용돈을 건넨다.
아마 그 순간,
그분들이 너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들이었겠지?
엄마는 혼자 길을 걸을 때도
지나가는 지하철이 얼마나 빠르게 지나가는지
다시 한 번 눈여겨 보게되고,
공사현장을 보면
"아 또 멀쩡한거 뒤엎고 있네", "바쁜데 돌아가야 되네"
이렇게 생각하는 대신
"더운데 고생 많으시다", "환이가 보면 멋지다고 생각하겠다" 해
바쁜 일상 속에 놓치고 있던 것들이
너에게는 모두 새로운 것들임을 잊지 않아야겠다 다짐해.
오늘 너는 산책 중에
귀여운 떡볶이를 만났어.
처음 보는 떡볶이 그림이 마음에 드는지
막 달려가서 한참을 보더라고.
그런 너를 집으로 유인하기 위해
엄마는 집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환이야 저기 자동차 보러가자!"
그제서야 너가 졸졸 쫓아와.
하루 종일 자동차를 외치는 너에게
엄마가 한번은
"환이야 너 자동차가 그렇게 좋아?
자동차가 좋아 엄마가 좋아"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너는
"엄마"
"엄마!!"
하며 엄마에게 폭 안겼어.
정말 마음 벅찬 행복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