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환이야
오늘도 어김없이 너는 새벽 다섯 시 삼십 분에 눈을 떴어.
날이 너무 더워서 일찍 깨나 싶어 선풍기와 에어컨으로 열심히 방 온도 조절도 해보고,
해가 일찍 떠서 그런가 싶어 전날 밤, 암막커튼으로 열심히 빛을 차단한 우리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엄마" "엄마아~"
너의 부름에 눈을 뜨긴 했는데..
"아빠!!" "아빠!!!"
쉽사리 몸이 일어나지진 않아 목소리를 들으며 뒤척이고 있으면..
"엄마아!!!!!!!!!!!!!!"
건넌방에서 점점 커지는 너의 목소리에 엄마와 아빠는 서로를 쳐다보며 웃곤 몸을 일으켜.
엄마와 아빠 중 그날 몸을 먼저 일으키는 사람이 네 목소리가 들리는 침대로 달려가는데,
환이의 아침 첫 미소를 가장 먼저 누릴 수 있는 운 좋은 사람은 요즘은 대게 엄마인 것 같아.
아빠는 7월 부로 회사를 옮겨 적응 중이라, 엄마가 아빠보다 덜 피곤하거든.
반쯤 감긴 눈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엄마를 찾았다는 듯이 넌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고,
세상 예쁜 눈웃음을 보이며 "엄마~~" 해.
그럼 그 미소를 놓치고 싶지 않은 엄마는 갑자기 잠이 확 깨버려!
사랑하는 환이야
근래에 너는 아침마다 즐겁게 놀다가도
등원시간이 되어 어린이집 앞에만 서면 돌연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 품으로 파고들어.
마치 올해 3월 어린이집에 처음 가서 적응하던 그 시기처럼 말이야.
어린이집 선생님께서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환이의 변화를 찾다가
"어머님 혹시 복직이 언제세요?"
"저 다음 주요"
"그래서 그런가 보다. 환이가 엄마랑 곧 떨어져야 하는 걸 아나 봐요"
엄마는 우는 너를 선생님께 맡기고,
어린이집 문을 닫고,
문 앞에서 너의 울음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리려다가
몇 분 내 숨넘어가게 우는 너의 울음소리를 견딜 자신이 없어 발걸음을 옮겼어.
아직 너에게 달라진 건 없는데,
정말 네가 엄마의 마음을 알아챈 걸까?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너는 엄마를 닮아서 예감이 좋은 것 같기도 해.
그렇지? 하하
엄마는 경찰 생활 10여 년 간 세 번의 휴직을 했어.
공부를 하려고 유학을 떠났고, 몸과 마음이 지쳐 질병휴직을 했던 적도 있어.
그리고 지금, 환이 육아를 위한 이번 세 번째 휴직.
첫 번째, 두 번째 휴직 후 복직이 다가올 땐
‘내 공백기를 잘 채울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는데
지금 복직을 앞둔 엄마의 마음은
‘너에게 생길 엄마의 공백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가득해
그래도 엄마는 잘할 수 있어.
지금까지 잘해왔거든.
그러니 너도 미리 걱정하지 말고,
오늘처럼 엄마를 환하게 불러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