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3. (수)
하나님, 오늘은 사랑하는 언니의 생일이에요. 우리 언니라는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축복을 내려주셔서감사해요!
언니는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본보기였고, 나를 다 털어 놓을 수 있는 소꿉친구예요. 우리 언니가 세상에 태어난 오늘, 기쁨이 흐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내일도, 모레도 1년 후에도 주님 안에서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게 해 주세요!
하나님, 언니를 세상의 죄악과 맞서는 경찰로 불러주심에 감사해요. 때로는 주저앉고 싶을 정도로 힘들겠지만, 하나님의 날개 그늘 아래 품어주시고 세상에서 줄 수 없는 평안을 안겨주세요. 세상에 속한 공동체 가운데 주님의 빛을 드러내는 제자로 사용해 주세요! 힘들텐데도 보란 듯이 해내는 우리 언니.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울 언니 짱 멋져요 짱짱!
장녀로서 묵묵히 감당하는 일들, 때로는 괜찮은 척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다시 한 번, 내게 정말 소중한 언니를 주셔서 감사해요! 사랑해용
from. 민정
2025.08.23. (토)
하나님, 오늘은 제 생일이에요.
아침은 남편의 축하 인사로 시작했어요. 남편이 “환이야, 오늘 엄마 생일이야”라고 하자, 환이는 동요 낱말카드 중 ‘케이크’ 그림을 찾아 눌렀어요. 생일 축하 노래가 흘러나오자 박수를 치며 ‘엄마, 나 제법이지?’ 하는 듯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더라고요. 그 모습이 오늘 최고의 선물 같았어요.
더 근사한 생일선물이 있을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저녁에는 또 다른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본가에 도착하니 이미 맛있는 음식이 한가득이었어요. 엄마는 "조금만 했어" 하셨지만, 미역국을 비롯해 제가 좋아하는 아구찜, 갈비찜, 오징어제육볶음까지... 상다리가 부러질 듯 풍성했어요. 전날 밤부터 음식을 준비했다는 말에 왜인지 마음이 저릿했어요.
든든하게 밥을 먹고나니 귀여운 케이크가 등장했어요. 민정이가 주문한 커스텀 케이크에는 경찰복을 입은 곰돌이가 ‘사랑하는 울언니 HBD’하며 인사하고 있었죠. 그리고 케이크와 함께 건넨 민정이의 편지. 우리는 초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편지를 주고받아왔어요. 해가 거듭돼도 이어지는 우리의 편지는 특별한 순간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기도하고, 보잘 것 없게 느껴지는 순간조차 빛나게 해주는 마법같아요.
편지를 읽다보면 가족과 함께 지냈던 추억들이 떠올라요. 온 가족이 한 방에서 같은 천장을 바라보며 하루를 나누던 날들. 방이 두 개가 생겼을 땐 민정이와 함께 쓰며 밤마다 손을 잡고 속삭이던 시간들. 방이 세 개가 되었는데 막내 동생이 태어나면서 민정이와 저는 결국 또 방을 양보했던 일들. 혼자만의 방을 가져본 적은 없지만, 그 덕분에 민정이와 더욱 각별해진 것 같아요. 울며 털어놓기도 하고, 깔깔 웃기도 하다보면 항상 새벽녘이었죠. 엄마가 "아직도 안자니?" 하면 "이제 잘게~"하고 또다시 속닥거리던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오늘은 민정이 편지 속 이 문장이 마음에 오래 남았어요.
“언니가 분가하고 난 이후에 내가 가족들을 챙기는 일이 많아진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잖아. 아무래도 내가 엄마, 아빠를 챙기는 일이 더 많아졌겠지? 그런데 언니는 나보다 더 어린 나이에 이런 책임을 감당하고 있었구나 싶었어. 내가 장녀로서의 부담을 다 이해하진 못하겠지만 이제는 조금이라도 나눠가졌으면 좋겠어”
곁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줄었어도, 제 마음을 가장 울리는 건 민정이의 이런 진심이에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전보다 더 무거운 책임들이 주어지고, 더 쉽지 않은 하루가 있겠지만 저는 이 문장을 떠올리며 또 헤쳐나갈 힘을 얻겠죠?
하나님, 저 받고 싶은 생일 선물이 있어요.
환이를 키우는 데 시간도, 돈도, 마음도 많이 필요해요. 시간과 돈은 어쩔 수 없지만, 제 사랑만큼은 환이에게만 머물지 않게 해주세요. 오히려 제 안의 사랑이 더 넓어지고 깊어져서 가족과 이웃, 더 많은 이들에게 흘러가게 해주세요.
From. 남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