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불량품들의 사계 Oct 07. 2024

불량품들의 사계

하느님 한 눈 파셨나 140

하느님 한 눈 파셨나



          

측백나무속 참새가 눈을 깜박거린다

동원문구, 썰스데이, 두식노래방, 은정멸치국수,

또박또박 불이 켜진다.

시장 입구 본가해장국 간판 아래

입들이 떠다닌다  

   

중국산은 아니라고

자전거를 올라타면서 대머리를 긁던 박 씨

녹슨 체인 몇 번이나 들여다보더니 급히 돌아갔다

간판불이 나가 내일 고치러 오겠다더니

교회 간판 달다 떨어져 의식불명이 되었다  

   

하느님 한 눈 파셨나


박 씨의 짝퉁 아디다스 슬리퍼는

며칠 뒤 불 속으로 사라졌다

보험은 들었을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복층 가게

팔걸이에 손을 짚고 앉은

팔십 넘은 그의 아버지

임대문의 붙여놓고

오이지처럼 자전거를 끌고 간다   

  

이빨 빠진 방이시장

길 건너 십자가가 빈자리를

붉은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불량품들의 사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