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221
고양이는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세상에나! 막사 위 다래나무를 제치다가 깜짝 놀랐다. 고양이가 누워있다. 혹시 순둥이, 머리끝이 솟았다. 하지만 집 나간 지가 언제인데, 살아있을 리 없다.
슬쩍 호박 넌출을 제쳤다. 세로 눈동자와 딱 마주쳤다.
‘이모, 여기 웬일이세요?’
“내가 할 말이다.”
꽃님이이었다. 눈빛만 보내고 꼼짝 않고 누워있다. 꽃님이 아지트를 또 하나 알았다.
연탄창고 지붕, 평상 아래 종이상자, 막사 뒤쪽 비바람 들치지 않게 가려진 나무상자, 계곡 건너 원두막 이곳들은 내가 다 아는 곳이다. 다래나무속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
다래나무, 대추나무 가지와 호박 넌출이 얽혀있는데 저기를 어떻게 들어갔을까? 저렇게 제멋대로 살다가 도시에서 살 수 있을까.
‘꽃님아, 해결책 있냐?’
‘그때 가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나이는 지났죠.’
" 나는 너 따라갈 것이여."
이사 왔을 때다.
친구가 놀러 왔는데 방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났다. 이방 저 방 장롱 속 침대 밑을 쑤시고 들여봤었다.
아무리 뒤져도 없었다. 소파에 앉으려면 울었다. 이놈의 집이 고양이 무덤 자리인가 싶었다.
밤마다 방에서 고양이 울고 천정에서 우당탕탕 소리가 난다고 집주인 성길씨에게 말했다.
“천정에서 나는 소리라 방에서 들리는 것 같을 거예요”
영역 다툼하느라 앙칼지게 우는 소리는 그릇 깨진 소리보다 깊었다. 강아지 산 이는 귀를 바짝 세웠다. 산이는 내 팔을 긁으면서 파고들었다.
지금은 천정에서 우는 소리가 들려야 고양이들 안부가 확실해진다.
코 고는 사람이 자다 갑자기 코를 안 골면 흔들어 보듯.
‘짜아식들 잘 논다.’
오늘 밤도 천장을 두드리며 말한다.
“야, 느그들 자제를 좀 해야 쓰겄는디.”
하지만 원래 여기서 태어나고 여기서 자란 너희들한테 누가 뭐라 하겠냐.
LH에서 집을 부수기 시작했다. 고양이들이 우리 집 마당으로 몰려온다
'고양이들, 집 다 부수기 전에 실컷 놀아라.'
그러나 마당을 지키는 놈이 있다. 그 이름 복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