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여범 Oct 03. 2024

검정고무신

검정고무신


박여범 시인


눈이 비가 되어 함지박 빙수처럼 내리던 포근한 신발장 앞이다


훅, 들어온 작은 공간엔 십 일번 고무신이 도도하게 반들반들 매끈매끈하다 


세상을 미치도록 하얗게 만든 교정엔 비처럼 눈이 내려 축복이 쌓인다


나름, 멋들어진 패션의 마침표는 깔 맞춤* 검정 슈트에 녹아 버린 지 오래다


오늘도, 이름 모를 검정 고무신 한 켤레만이 비처럼 눈이 되어 내린다




 *깔 맞춤 : 옷이나 액세서리 따위를 비슷한 계열의 색깔로 맞추어 입거나 하는 것

이전 03화 삼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