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든 시선에 맺히는 것은 티끌 없는 창공
보기 위함이 아니라 보여진 것
마지막 청공에 더없이 알맞다
결국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로 맞이하는 것이 무지렁이답다
미련을 흘려버린 미련한 인간
투명한 궤적을 그리며 나부끼는 독수리들
때를 기다리며 주위를 선회한다
그들의 섭식은 미식이 아니다
생존이라는 지고한 목적으로 취하는 그것에 새삼스러운 경탄을 느낀다
드리워질 검은 두줄에 안타까울 남겨둔 이들은 굳이 의미를 새기지 말길 바란다
자아가 떠난 육체는 다시 자연으로 돌린다
후에도 느낄 수 있다면 온전한 행복을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