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하는 이집트 친구들과 점심에 이집트 전통 음식인 코셔리 (Koshary)를 먹으러 갔다. 주변 한국인 동료들한테도 가끔 들었는데 한번 먹으면 그 맛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다고 했다. 너무 궁금했는데 때마침 이집트 친구들이 맛있는 음식점을 안다면서 같이 가자고 했다.
Koshary Sayed Hanafy
이 음식점은 코셔리 체인점이었다. 회사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단독 건물로 코셔리(Koshary) 음식점이 나타났다. 과연 어떤 맛일까?
안은 벌써 점심을 먹으로 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드디어 코셔리가 나왔다.
코셔리는 큰 접시에 담겨 나왔다. 그 안에는 쌀, 스파게티 면, 마카로니가 주를 이루고 그 위에 렌즈 콩, 볶은 양파가 올라가고 마지막으로 토마토 소스와 레몬소스를 곁들여 비벼 먹는 음식이었다. 거기에 야채샐러드와 함께.
야채샐러드도 간단하게 오이, 토마토, 양파, 고수가 전부다. 하지만 이것마저 없었으면 저 한 그릇을 다 못 먹었을 것이다. 한식을 좋아하는 나에게 (특히 김치) 이런 음식을 먹을 때 김치를 대신할 만한 음식이 없으면 다 먹기가 버겁다. 다행히 샐러드가 있어 한 그릇을 다 먹을 수 있었다.
이집트 사람들은 코셔리를 자주 즐겨 먹는다고 한다. 간단히 다른 반찬없이 코셔리 한 그릇으로 한 끼를 때울 수 있으니.
우리나라 비빔밥과 같은 원리인 것 같았다. 우리나라 비빔밥도 그 하나 만으로 다른 반찬 없이 먹을 수 있으니. 아마 간단히 빨리 먹을 수 있게 오래전부터 고안해 온 음식이 아닐까. 아니면 먹을 것이 없던 시절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한 곳에 다 섞어서 한 번에 먹으려고 만든 음식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다.
El Tahrir
이곳도 체인점이었다. 이렇게 몇 번 코셔리를 먹어보니 주변에 코셔리 음식점이 엄청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즉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코셔리를 즐겨 먹는지도 알 수 있었다. 이번 음식점은 저번 음식점보다 훨씬 더 깔끔했다. 이집트 친구들 이야기도 이곳이 저번보다 더 맛있는 집이라고 했다.
코셔리는 크기를 주문할 수 있는데 소, 중, 대 중에서 중을 주문했다. 친구들은 대자를 주문하고. 지난번에도 다 먹기가 힘들어서 대자를 시켜준다는 걸 거절하고 중자로 시켰다. 역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토마토소스와 레몬 소스를 넣고 비벼 먹었다. 확실히 지난번 보다 맛이 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몇 번 더 먹어보면 나도 이 음식을 좋아하지 않을까.'였다.
솔직히 나는 이 음식이 내 입맛엔 맞지 않았다. 이건 단순히 내 개인적인 취향이다. 어떤 사람은 엄청 맛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정말 못 먹겠다고 하고. 난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내가 먹고 싶어 사 먹지는 않을 것 같았다. 아무튼 이집트 여행을 가시게 된 다면 한번은 꼭 먹어보길 바란다. 먹어보고 느껴봐야 이 음식이 자신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 알 수 있으니까.
'경험해 보고 안 좋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경험해 보지 않고 남들이 하는 이야기만 듣고 결론짓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이건 내 철칙과도 같다.
또 한가지 먹으면서 느낀 점은 ‘이게 왜 이집트 전통 음식이지?’였다. 왜냐하면 스파게티 면이랑 마카로니는 유럽 음식인데. 솔직히 첫인상은 전혀 이집트 전통 음식 같지 않았다. 내가 동양 사람이라서 그런가. 쌀은 동양 전통 음식이고 마카로니, 스파게티는 서양 전통 음식이고. 그럼 아프리카는 동양인가 서양인가. 앞으로 더 많은 이집트 음식을 먹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집트 전통 음식은 과연 어떤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두 군데 모두 같은 친구들과 (Hamdy, Ashraf) 갔는데 이런 곳을 소개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내가 이집트를 좋아하는 걸 알고 중간중간 맛있는 음식을 사주는 친구들. 다음번엔 내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