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물길을 그냥 지나칠 일 없는데 물이 많이 말라 실망했는지 그냥 올라가자고 했잖아.
여기서도 한동안 물놀이하며 놀았어야 했는데.
산길에 피어있는 목련을 보며
"나 저거 또 불고 싶어"
학교에서 배웠던 목련풍선이 너무 재미있었구나.
아빠도 알지 못했던 놀이를 시아가 알다니.
하지만 학교에 있는 목련 나무는 꽃이 다 펴서 떨어진 것이 많았는데 여기는 산이라 아직까지 추웠던지 활짝 핀 꽃이 없었어.
시아가 아쉬워했지만 다음주 아니면 다다음주를 기약하며 발길을 옮겼지.
약간의 오르막 길과 내리막 길은 시아에게 조금은 무서운 길이었지만 아빠가 있잖아.
손 꼭 잡고 산길을 오르니 드디어 조금 한 산속 호수가 보였지.
지난주에는 개구리 알만 있었는데 오늘은 올챙이가 나왔을까?
이제 막 깨어난 올챙이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어.
신기해하는 네 모습이 아빠는 너무 좋았어.
페트병을 잘라 만든 어항에 올챙이를 잡아넣고 햇빛 너무 많이 받으면 안 되니까 나뭇잎으로 햇빛 가리개도 만들어주고, 물컹물컹한 개구리 알도 손 위에 올려보고.
이상한 느낌에 "아빠 빨리 치워줘. 이제 그만할래." 소리도 질렀지.
아빠는 이런 자연 놀이터에서 시아가 더 많이 놀았으면 좋겠어. 계곡물에 손도 담가보고, 떨어지는 낙엽을 밟고,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개구리 알과 올챙이도 만져보는 놀이 말이야. 특별할 건 없지만 아빠가 보기에는 시아에게 아주 특별한 체험이라고 생각해. 책에서만, 티비에서만 보던 것이 눈앞에 있고 직접 만질 수 있으니까.
하지만 만질 수 있다고 해서 함부로 다루면 안 돼. 조금한 어항을 흔들거나 놔줄 때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안 돼. 아빠가 한 말 기억하지?
"시아가 올챙이라면 어떻겠어? 안 좋겠지?"
이렇게 체험을 하면서 배우는 것들도 있으니까.
그리고 아빠가 직접 알려주니까 시아에게도 더 좋지 않을까.
날이 더 따뜻해지면 올챙이는 개구리가 되고 시아도 조금 더 크겠지. 아빠는 시아가 천천히 컸으면 좋겠는데 너무 빨리 자라니 어떨 때는 너무 아쉬워. 시아랑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못하고 지나갈까 봐. 그래서 지금의 시간이 너무 소중해. 하나하나 시아와 함께했던 모든 것들을 남기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