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는 우리가 캠핑을 갔지. 정말 오랜만에 엄마, 아빠 친구가족들이랑. 시아가 좋아하는 오빠도 있고 동생도 있고. 며칠 전부터 설레여하는 시아의 모습을 보면서 아빠도 신이 났단다. 아빠도 캠핑을 좋아하니까.
드디어 출발하는 날.
새벽부터 아빠는 짐을 싣느라 바빴어. 오랜만에 하는 캠핑이라
'이 많은 짐을 어떻게 다 싣지.'
계속 고민했거든.
고민을 많이 해서 그런가 시간은 걸렸지만 시아 옆자리까지 꽉 차게 짐을 다 실었어. 뿌듯하더라.
일찍 출발했다고 생각했는데 친구가족이 먼저 도착해서 텐트를 치고 있었어. 그 옆에서 놀고 있던 오빠, 동생을 보자마자
'우빈오빠, 다빈아. 나왔어.'
소리치던 시아가 너무 귀여웠지.
언제 어디서 만나든, 일년 전이든 어제 만나든 언제나 반갑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는 시아이기에. 이런 시아가 아빠는 너무 사랑스러워.
동생인 다빈이의 손을 붙잡고 같이 방방장에 가서 놀고, 우빈이 오빠랑 같이 공놀이도 하고, 나이에 상관없이 잘 어울려 노는 우리 시아. 방방장에서 모르는 친구와도 금방 친해지고, 비슷한 또래를 만나면 거리낌 없이 말을 거는 우리 시아.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아빠가 얼마나 든든한데. '커서도 어딜가든 적응하는데 문제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거든.
시간이 지나면서 만나는 사람도 많아지고, 다양한 환경을 접할때가 많을꺼야. 학년이 올라가면서 새로운 친구들도 계속 만나고, 방과 후 수업, 학원 등 새로운 선생님과 교실이 시아를 맞이할꺼야. 처음엔 낯설겠지만 아빠는 시아를 믿어. 항상 씩씩하게 먼저 다가가고 친구들을 생각해 주는 아이니까.
한편으론
'시아가 제주도에 있었을 때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해.
우리 세식구 다같이 있고 싶어서 갔는데 시아에게 친구를 만들어주지 못해서. 유치원 등하교도 차로 하고, 끝나면 바로 가게로 와야했고, 친구들이랑 놀이터에서 놀지도 못했고. 지금 서울에 올라와서는 매일 친구들과 같이 등교하고, 끝나고 놀이터에서 놀고, 캠핑장에서 언니, 오빠, 동생들과 거리낌없이 노는 모습을 볼 때마다 시아에게 미안해. 아빠의 욕심으로 시아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은 것 같아서. 요즘 친구들과 너무 열심히 노는 것 같아서 가끔
'제주도에서 못 놀아서 지금 더 열심히 노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
그래서 앞으로 시아가 친구들과 더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꺼야. 캠핑도 자주 가고, 시아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시간도 많이 만들고, 엄마, 아빠 친구들 아이들과 만남도 많이 만들고. 시아가 맘편히 놀 수 있게 해주고 싶어. 항상 밝은 모습 잃지 않게.
캠핑장에서 밥 먹을 때 시아가 다빈이를 챙겨주는 모습을 볼 때 '시아에게 동생을 만들어 줘야하나' 생각을 많이 했어.
"다빈아, 뜨거우니까 천천히 먹어."
"다빈아, 매우니까 조금씩 먹어."
"다빈아, 이거 먹어볼래?"
동생이 생기면 얼마나 잘 챙겨줄까. 동생이 정말 있었으면 하는걸까.
산정호수 산책길을 걸을 때도 다빈이 손을 꼭 붙잡고 걷고, 서로 달리기도 하는 모습이 아빠는 아직도 눈앞에 아른아른 거려. 그래서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고. 너무 예뻤거든.
"시아야. 동생 있었으면 좋겠어?" 라고 물었을 때,
"없어도 돼." 라고 했던 시아가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바뀌었을 때
엄마, 아빠도 고민을 많이 했어. 엄마, 아빠도 동생들이 있는데 시아는 사촌 동생도 없고 혼자니까. 엄마, 아빠가 조금더 고민해 볼께.
헤어지는 날에도 너무 아쉬워하는 시아를 보면서
'정이 참 많은 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어.
그렇기에 아빠는 시아를 위해 이런 시간을 많이 만들꺼야. 아빠와 노는 것도 좋지만 시아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것도 중요하니까.
아빠는 시아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잃지 않고 커서도 항상 밝고, 친구들을 먼저 생각해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그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게 아빠도 많이 노력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