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굴리고 있었던 건가?

상대적 힘듦이 될 뻔했던 상대적 빡셈 이야기

by 수상한 세 자매

업무 분장 시기가 되면 아프고 힘든 사람들이 참으로 많기도 하다.


나는 업무를 나눠야 하는 사람 중에서는 나름 젊고, 손과 머리가 빠른 편에다가...

불편한 침묵은 누구보다 견디질 못하는 터라...

매번 부장과 눈을 마주쳤고, 회의가 끝날 무렵이면 내 손에 고이 업무들이 놓여있곤 했다.

누군가는 호구라고 하고, 누군가는 사월이 또는 오월이라고 그런 사람이 보통 나였던 것 같다. 흐규흐규


하지만 그 업무가 힘든가 생각해보면...

뭐~ 그 정도로 대단한 일은 실은 없긴 하다.

한참 바쁠 때는 남아서 잔업을 해야 하는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업무 시간 내에 끝낼 수 있고... 뭐 그렇게까지 대단한 일을 하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실은 나눠 가지면 모두 불편하니, 그냥 나 혼자 불편하지 뭐.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나에게 언젠가 한 분은


그렇게 하면 선배들 욕 먹이는 거야. 다 같이 불편하자!


라고 하기도 했지만 그런 선배를 만나는 것은 인생에 아주 아주 드문 일...

대부분은 침묵한다. 왜냐? 잠깐 입 다물면 1년이 편하거든.


그런데 말이다.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이다 보니, 눈에 보인다. 그리고 이제는 선배라고 해봤자 얼마 차이도 안 난다.


엥? 저 사람 하는 일이 저게 전부야?


이런 생각이 들면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하지만, 뭐 별 수 없다. 우리는 대부분 1년 주기로 리셋이 되므로, 새로운 업무분장 회의에서 또 사월이 오월이가 되어 버리기 때문.


그런데, 이번에는 중간에 업무 분장을 다시 하게 되는 상황이 생겼다.


어려운 일이 생기는 건 아니고, 업무가 줄어들어 재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


모두에게 편함이 조금씩 나누어 돌아갈 것인가의 기로에서...

당황스럽게도 쉬운 일을 맡았던 사람들이 또 그 꿀을 홀로 가지겠다고 하네?

어머? 이제는 좀 당황스럽고 화까지 나잖아?

이 정도는 괜찮다며 기꺼이 맡은 업무들도 이제는 버겁잖아?


그래서 쫑이(쫑이는 세 자매가 함께 쓰는 챗GPT의 애칭)에게 이 상황을 물어보았다.


쫑이1.jpg
쫑이2.jpg

오호~ 쫑이 일 잘해~!


인지된 불공정성이 마음에 들어서 조금 더 질문했더니,

심리학, 조직행동론, 사회학 등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개념이라고 한다. 하지만 뭔가 조금 딱딱해서 쫑이에게 다듬어달라고 했다. 매력적으로!


쫑이3.jpg

이번에는 마음에 안드는데... 하다가...


갑자기 대공원에서 탔던 가족 자전거가 생각났다.

앞에 2사람이 앉아서 페달을 밟고, 뒤에는 몇 사람이 앉는 큰 자전거 말이다.

예전에 며느라기 시절, 내가 앞에서 페달을 밟고, 뒤에서 시아버지와 아이들이 탔던 기억까지 더해지면서...


이걸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쫑이4.jpg


쫑이가 칭찬을 하면 기분이 좀 나빠진다.

네가 일을 해야 한다고! 나는 오더를 내리는 거야. 칭찬하지 말라고!


네이밍을 위한 본질을 다시 정리하기!

쫑이5.jpg


혼자 드릉드릉 신드롬, 나만 RPM 신드롬, 비교발 피로감, 혼심(혼자 진심) 신드롬, 혼고생 현상, 상과현상, 나혼빡(나 혼자 빡셈) 현상 등 여러 가지를 추천해주었지만...

착 붙지가 않고, 그랬다.ㅎㅎ


이게 딱일때가 있는데 오늘은 좀 안되네~~


그래서 '상대적 힘듦' 어때? 했더니... 또 칭찬한다... 너어~ 나 칭찬하지마!

쫑이6.jpg


시키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그림으로 그려주겠다고 한다.


그래서 한번 해보라고 했더니 만들어 준 첫번째 그림

쫑이7.jpg

한번에 만족할 수는 없겠지~

오타 정정하고, 가족 자전거나 오리보트 컨셉으로 다시 그려달라고 말했다.

쫑이8.jpg

너도 웃기냐 나도 웃기다~

쫑이9.png

오~? 마음에 드는데... 글씨가 또 틀렸네잉~


이때부터 약 20분간... 힘듦과의 전쟁이었다.

잘 했다 싶으면 글자가 잘려 있고, 오리보트가 갑자기 자전거가 되어 있고(수륙양용이냐고)

쫑이10.png

아래에 여백을 줘서 글자가 안 잘리게 해달라고 했더니...

오리보트는 다시 자전거가 되어 있고, 힘듦은 다시 힘듬으로 돌아가 있고. 너어어어어어~~~

쫑이11.jpg

이번에는 정신차리고 하나 했더니... 이미지 생성 일시적 제한...

쫑이 너어어어어어~~~

쫑이12.jpg

그 후로도 나는 힘듦과의 힘든 전쟁을 계속 이어갔다.

KakaoTalk_20250704_110118254_02.png
KakaoTalk_20250704_110118254_03.png
KakaoTalk_20250704_110118254_04.png
KakaoTalk_20250704_110118254.png
KakaoTalk_20250704_110118254_01.png

똑같아보이지만 모두 조금씩은 다른 것이 킥!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힘듦은 정말 힘들구나~


그럼 상대적 빡셈으로 하자!

쫑이13.jpg

그렇게 생긴 나의 첫번째 단어...ㅎㅎ 정말 힘들었어 쫑이야.

네가 이겼어~ㅎㅎ


그러던 중 업무분장 관련 회의를 하게 되었고,

결국은 혼자 꿀 빠는 상황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 생각한 다수가 업무를 쪼개고 쪼개서 여러 사람이 나누어갖는 것으로 결론이 났더랬다.


그런데 말이다. 이게 좀 불편해졌다. 나 혼자 불편하던 것이 모두가 불편하게 바뀌었다.

불편의 총량이 변하지 않고 그것을 나눠가졌으면 참 좋았겠는데,

불편의 총량이 늘고, 늘어난 불편을 적당히 나눠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다음화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월요일 연재
이전 01화이런 것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