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심장의 까마귀 5

생각 없는 밤을 잃었다

by 수상한 세 자매

까마귀는 며칠 동안 유난히 잘 잠들었다, 깃털 사이로 바람이 스며들고 날갯죽지가 조금씩 풀어지는 감각이 분명했고, 몸은 나무 위에서 천천히 가라앉았고,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는 어떤 따뜻한 어둠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처음엔 그것이 낯설었지만, 곧 편안했다.


며칠이 지나자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있는 것 같은데 하늘이 보였고, 날고 있지도 않은데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았고, 부리 끝으로 어떤 말도 나가지 않았는데 귀가 어지러워졌다. 마치 새벽 안개 속에서 길을 잃은 것처럼, 깨어 있는 것도, 잠든 것도 아닌 상태가 이어졌고, 까마귀는 자신이 어디쯤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한때는 푸른 심장이 멈출까 봐,

다시는 깃털을 펴지 못할까 봐,

잠드는 게 무서웠던 적도 있었고 그래서 더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한 시절이 있었지만, 그때의 잠과 지금의 잠은 전혀 달랐다. 그땐 그래도 ‘잠을 잔다’는 인식은 있었는데, 이번엔 그것조차 없었다.


시간은 지나고, 다시 진료소를 찾았을 때, 선생님은 그것이 흔한 일이라 말했다. 약의 작용이라며, 효과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고, 대신 이제 이걸 끊으면 다시는 이전처럼 잠들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까마귀는 말없이 부리 끝을 만졌다. 심장이 조용히, 조금 빠르게 뛰고 있었다.

저녁에 먹던 씨앗 한 알을 줄여보자고 했다. 마음은 불안했지만, 까마귀는 동의했다. 내가 적어도 자신이 잠들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날 밤, 까마귀는 나뭇가지 위에서 한숨도 쉬지 못했다. 깃털은 무거웠고, 바람은 얇았고, 머릿속은 조용한 듯 시끄러웠고, 생각은 끊기지 않았고, 걱정은 깃털 사이로 숨어들었고, 하늘은 어둡기만 했고, 눈은 감기지 않았고, 시간은 멈추지 않았고, 까마귀는 그 모든 것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밤을 건너 아침을 맞았다.


참패였다.


그렇게 단어 하나가 가슴에 걸렸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하늘을 날며 고민했다. 오늘 밤은 어쩌면, 더 깊은 잠에 빠질 수 있지 않을까. 그 기대조차 피곤했고, 까마귀는 조용히 진료소에 연락을 남겼다. 지금은 감정을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날개가 떨리고, 일단은 잠이라도 편히 자고 싶다, 아침이 피곤하면 감정이 다시 올라올 수도 있지 않은가, 그걸 알기에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다, 모든 건 선생님의 판단에 따르겠다.


가지에 앉은 채 조용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까마귀는 생각했다. 깃털은 여전히 무겁고, 심장은 푸르게 뛰고 있었지만, 그 안에 말없이 단단한 무언가가 있었다.


잘 버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