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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메 Dec 09. 2023

내게 꽃을 선물했다.

 가끔 기분전환 하고 싶을 때 꽃을 사 와 집에 꽂아두곤 한다. 내게 주는 선물이다.

내게도 꽃 취향 이란 것이 있는데 곧은 모양보다는 들풀 같은 투박함을 좋아하는 편이다. 너무 화려하면 어쩐지 나랑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웬일인지 오늘은 조금 꽃다운 꽃을 사고 싶었고 눈에 띄는 살구색 라넌큘러스를 골랐다. 촘촘한 잎이 아름다워 보여서였다. 서비스로 두 송이 더 챙겨주시는 걸 받아 들고 신나게 집에 와 꽃병에 꽂았다.



종종 꽃집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루종일 이 아름다운 것을 매만지고 있으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아서. 즐거울 것만 같지만 막상 내 일이 되면 또 다른 고충이 있겠지 하며 마음을 진정시킨다.



 


나는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에 인색한 편이 아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하자면 후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집에 꽃을 꽂아둔다는 것이 때때로 불필요한 소비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는다. 그런 죄책감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나의 마음을 아름답게 해 주는 것. 그것을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내가 나는 좋다. 

이런 후함이라면 언제든 환영받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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