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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아 Aug 03. 2023

세 자매의 명절 문화 개선 투쟁기(7)

아동가족학 전공생의 글쓰기_2022 서울대학교 인권·성평등 에세이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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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이 다가왔다. 아침부터 대가족이 우리 집에 모였다. 우리는 포기할 건 포기하고 애써 웃어 보이기로 했다. 그 대화로 아빠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엄마는 이른 새벽에 일어나 명절 음식을 했고 아빠는 일찍 오신 어른들과 함께 텔레비전을 보며 큰 목소리를 뽐냈다. 한숨이 푹푹 쉬어지는 아침, 나는 복작복작한 소리에 깼으나 방을 나가고 싶지 않았다. 달라지지 않는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내 처지가 갑갑했다. 그래도 아빠의 노력을 발견할 수는 있었다. 아빠는 살아온 이래 그 추석에 가장 설거지를 많이 했다. 그걸 노력이라고 부르긴 싫지만, 아빠 딴에는 노력했음을 인정해야 내 마음이 편했다. 아빠의 변화 이유는 엄마가 요리 도중 칼에 베여 손을 꽤 크게 다쳐서였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의 대화가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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