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려서, 회피합니다.

by 하오름

누구에게든 친구 혹은 부모님, 다른 사람들과 사소한 것에서부터 큰 다툼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말다툼일 수도 있겠고, 몸싸움일 수도 있으며, 침묵의 다툼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사소함과 큼의 기준은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그 일이 있고 나서 우리의 마음은 편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받았을 것이고, 우리 또한 상대방에게 상처를 줬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상처는 서로에 대한 친밀함에 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그렇게 친하지 않거나 얼마 보지 않은 누군가와 싸웠을 때는 그 상처가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그냥 안 보면 되지.' '친하지도 않은데 뭘 이렇게까지 생각하냐, 넘기고 말자. 나만 손해야.'

이런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친한 친구나 10년 지기 친구와는 작은 갈등과 다툼에도 그 상처가 정말 크게 다가옵니다. 다음 날에는 학업과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멍한 상태로 하루를 보낸 날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 상태가 오래가곤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단연코 각자의 진심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마저 쉽지 않습니다. 다가왔던 상처만큼 더 그렇습니다. 깊은 관계일수록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관계가 어떻든 간에 무조건 피했습니다. 얘기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사이를 풀고 싶다는 마음은 차고 넘쳤지만, 막연한 생각뿐이었습니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언젠가는 괜찮아지겠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는


이제는 이 단어가 저에게 있어 가장 비겁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이 단어는 모든 상황에서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했습니다. 이를 기다림으로 착각한 시간들은 후회로 남아있을 뿐입니다. 이미 끊어진 관계들, 지나가버린 사람들.


저는 앞으로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또 회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고 싶지만, 제가 어려서 그런 것일까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미안해라는 말은 내가 더 미안해, 나도 미안해라는 말로 돌아올 것이고 이해해 줘서 고맙다는 말은 관계를 더 끈끈하게 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연습하며 배워야 합니다. 깊은 관계를 더 이상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나와 똑같이 피한다 할지라도, 먼저 다가가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저에게 소중한 모든 사람들을 이제는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배워가겠습니다.


더 이상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받지 않기 위해, 그리고 상처를 받는 순간이 있더라도 미련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상대도 똑같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가 회피한 모든 분들에게 지금이라도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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