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려서, 꿈을 꿀 줄 모릅니다

by 하오름

저의 지난 해들은 미련의 연속이었습니다.

항상 새로운 것들을 시작했다가 여러 번의 새로운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완전히 놓아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모두가 그렇듯이 무엇이든 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듯이 그럴 수는 없는 거죠.

중학생 때는 이모티콘을 그려 돈을 벌 수 있는 사실이 있었고 그 과정이 꽤나 간단해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을 설득해 가장 싼 태블릿을 샀습니다. 그리고 태블릿이 배송 올 때까지 빈 노트에 24개의 간단한 그림을 스케치했습니다. 사실 저는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모티콘 그림도 중요하지만 그 아이디어와 기획성, 독창성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래서 해볼만하다고 느끼고 이모티콘을 그리고 시작한 지 4시간만에 스케치를 완성했습니다. 태블릿이 온 후 그림을 스캔해 선을 따고, 서툰 솜씨로 색칠을 해 그림을 완성했고, 그대로 신청했습니다. 이모티콘은 생각보다 심사가 빠르더군요. 바로 3일 뒤에 떨어졌다는 메일이 날아왔습니다. 자신감이 항상 넘치는 스타일이라 될 줄 알았는데, 꽤나 아팠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이모티콘을 단 한 번도 그려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이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여유가 되고 할 짓이 없으며 이모티콘이 갑자기 생각한 어느 날, 그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 미련을 가지고 포기하지 못한 저의 꿈입니다.

(요즘에는 이모티콘도 굉장히 간단히 그릴 수 있다고 하더군요. 패드로 그림부터 색칠까지 전부 할 수 있고, 이모티콘 제작을 위한 어플과 프로그램도 있다고 해요. 좀 더 접근하기 수월해진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참 많은 것을 하고 싶었습니다. 춤을 추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동아리에 들어가 연습을 하고 처음으로 무대 위에 선 순간의 전율을 잊을 수 없습니다. 춤이라는 장르에 대한 욕심이 아닌 그 전율을 느끼고 싶어 1년 내내 춤을 췄습니다. 1년만 춤을 추고 그 뒤로는 춤을 추지 않았습니다.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설명드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런저런 사건이 있고 나서 저는 더 이상 춤에 대한 욕심이 없어졌습니다. 무대에 대한 욕심만이 남아있을 뿐이죠.

그리고 가끔씩 판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법정에는 변호사, 검사, 판사가 있습니다. 모든 것의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이 판사라 멋있어 보였고, 법률 드라마도 심심치 않게 봐서 그냥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열심히 안 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제 마음에만 묵혀두고 가끔씩 상상만 하려 합니다.

이외에도 변리사, 회계사, 디자이너, 개발자, 전략 컨설턴트 등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고 꿈이 때때로 바뀌며, 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직업으로 하고 싶었습니다. 당연히 그 안에는 작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 작가, 에세이 작가, 시인. 이쪽도 참 다양한 분야에 욕심이 있네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도 많이 벌고 싶습니다. 아직 어린가 봅니다. 지금의 저는 미련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것일까요. 마음속의 꿈은 너무나도 많지만 꿈을 꾸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잘못됐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꿈을 꾸는 것은 자유이자 공짜니까요. 유일하게 이성을 가진 인간만이 할 수 있고 꿈을 꿀 때 행복을 느끼기에 저는 사실 이것만으로 만족스럽습니다. 꿈을 좇아서 허우적대긴 싫습니다. 망망대해를 여러 꿈을 꾸며 헤엄치고 싶습니다. 안정적인 직업을 하나 정해놓고 그곳을 목적지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철도 안 들었고 오만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해보고 싶기에, 꿈을 꾸는 법을 배우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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